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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시는 복음(요한 21,1-14)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세 번째로 뵙게 됩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이상하게도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들이 버렸던 그물을 다시 잡게 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지 여러 날이 지났고 두 번이나 뵈었는데도 제자들은 마치 예수님의 존재는 잊어버린듯 합니다. 이런 제자들의 어리석음과 나약한 신앙 때문에 3년 동안 자신들을 열광시켰던 예수님의 놀라운 업적과 말씀들이 헛되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들의 모습도 이와 같을 겁니다. 세례성사 때나 마을에 입촌할 때, 종신서원때, 서품식 때의 뜨거웠던 기억은 사라지고 육적인 것, 인간적인 것들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라."는 말씀의 의미는 우리 뜻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그물질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신앙은 내 고집이나 내 생각대로 그물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말씀대로, 주님께서 원하시는대로 그물을 던지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면 그분의 뜻에 따라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삶이요 부활의 삶입니다.
"우리 영혼을 하느님께 가장 가까이 일치시키는 것은 자기부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곧 우리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합치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혼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 것이며, 영혼의 깊은 집중과 명상을 도와주고, 인생의 모든 짐을 가볍게 해 주고, 죽음을 감미로운 곳으로 만들어 준다."
(자비심의 사도 성녀 파우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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