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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나를 따라야 하는가? “나는 칼을 주러 왔다(마태 10,34~11,1).”
한국은 종교 다원주의 사회입니다. 가족이건 친구건 어떤 종교를 극구 반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교자가 나옵니다. ‘신앙생활이란 좋은 것이고 누구를 해치지도 않는데 왜 반대하느냐?’ 하는 것은 내 생각이지, 다른 사람도 생각의 자유와 권리가 있습니다. 종교가 달라서 반대가 되는 것만은 아니지요.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서로 반대합니다. 4대강 건설 삽질, 원전과 밀양송전탑 건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대부분 ‘건설’이군!)을 반대하고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을 반대하는 사제들의 활동에 대해서 일부 교우들이 ‘왜 신부가 정치활동을 하느냐? 좌익 종북 세력처럼 품위 없게 노느냐?’ 하고 비난하는 것을 보면 종교가 같다고 해서 서로 한 마음을 갖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신앙을 가지고 일치하지 못하고 대립하는 문제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유를 알 수 있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왜 종교를 갖게 되었는지 출발점은 제대로 섰었는지를 성찰하는 것이고요. 다음에는, 이미 출발을 했으니 늦었더라도 신앙생활의 좌표, 목적성을 새롭고 확실하게 설정하는 것입니다. 신앙의 출발점: 신앙생활은 마음의 평화를 주고 어려움에 기도하고 하는 일이 잘 되어 삶에 기쁨과 능력을 준다고 믿는다! 그래서 온 가족이 세례 받았고 열심히 기도하고 단체 활동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혹시 이것이 그대가 신앙생활을 하는 믿음이라면 나는 그대가 나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바랍니다. 나의 질문: 그대의 생각은 옳고 좋은 것입니다. 그대가 기도하였는데 소원이 이루어지면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 기뻐할 것이고, 만약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렇다면 하느님께 기도할 때, 하느님이 그대의 뜻을 따르는 것이 옳습니까? 아니면 그대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옳습니까? “나는 기도하는데도 들어주지 않으신다고 불평했지만 곧 생각을 바꾸었다. 내가 기도하는 것이 나의 의무이지,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이 하느님의 의무가 아니라는 것을...” 공동체 운동의 대부 N.톨스토이의 고백입니다. 모든 삶과 역사는 관계라는 ‘인연’으로 시작합니다. 누구를 만나서 정보를 들었다든가 혹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든가 하는 동기가 있습니다. 그 계기란 유아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로는 생물처럼 변화 성장하게 마련입니다. 시작은 좋은 뜻이었지만 좌표가 없거나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 변화의 수용을 통해서 더 좋은 상태로 진보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가난한 농촌의 아이가 방문오신 신부님이 계란을 대접받는 것을 보고 부러웠는데 나도 신부가 되면 저렇게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신부를 지망할 수 있습니다. 아주 유아적이고 순박한 생각이지요. 문제는 그것이 신부가 되는 목적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계기와 동기부여란 사소하고 소박하고 유아적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공부하고 성장하면서 부르심을 알아듣고 헌신의 삶을 응답하면서 하느님께서 자신의 생을 이끄시는 섭리에 순명하여 사제직에 나가게 됩니다. 출발점이란 과정이나 결과의 시점에서 볼 때는 하나의 계기이고 인연입니다. 신앙의 길도 그런 부르심의 과정을 거쳐 완성을 향해 성장해 갑니다. 누군가는 기복적 생각과 태도로 신앙에 입문할 수 있지만 성장해 나가면 신앙을 갖는 목적이 바꾸어집니다. 목적이 바꾸어질 때의 두 가지 문제가 발행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믿음은 확실해 지고 굳건해 지는 기쁨을 얻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의 문제는 처음의 목적을 고수하고자 하는 주변에 의해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아직 출발점 상태에 머물고 있는 다른 이들과 충돌과 불화가 생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심지어 원수가 될 수도 있겠지요. 순교자들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느님께서 “그렇다면 처음으로 가던지 다른 길을 가거라!” 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평화를 주러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칼을 주러왔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고 하셨습니다. 내가 나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지, 예수님의 십자가가 내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공동체에 입촌할 때는 나의 인생과 자녀의 미래를 생각할 때 공동체가 유리한 점이 많고 신신생활 환경으로는 공동체가 좋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출발점이고 부르심의 계기이고 동기부여일 수 있습니다. 공동체에 들어와서 공동체 세계관과 복음적 인생관의 영성을 깨우치면서 성장하게 되면 생각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공동체는 방황하는 우리 시대 원안의 삶을 드러내는 성사가 되고 새로운 창조의 방주로서 새로운 시대의 희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내가 입촌할 때의 내가 아니라 공동체 건설의 일꾼으로 부름 받았고 공동체를 통해서 나를 실현하도록 헌신하는 소명을 새롭게 받게 됩니다. 그것이 내가 공동체에 들어온 이유와 목적이 됩니다. 출발점은 소박했지만 내 생의 좌표도 길은 전혀 다른 쪽으로 향하게 합니다. 공동체가 나를 위해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믿음으로 전향되는 것이 곧 ‘공동체 성장’ 입니다. 공동체의 성장과 기쁨이 곧 나의 참된 행복이 되고 어떤 혁명가도 이루지 못한 변혁 운동의 실천있는 삶이 되고 그러므로 나와 공동체가 우리 시대 구원의 성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동체는 헌신의 삶입니다. 성장은 죽는 날까지 수행자의 의무입니다. 내 믿음의 나무가 자라고 자라나서 하늘까지 올라 꽃을 피우게 될 날이 옵니다. (2014. 7. 14) * 내일 낮에 농업기술센타로 유기농업 인증 인터뷰 나오라고 전화가 왔다. 책상 앞에서 심사하고 결재해서 돈 버는 사람들에게는 농번기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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