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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는 저절로 무성하다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을까요?(마태 13,24~30).” 금년에 유난히 개망초가 무성하더니 돼지감자 언덕을 덮어 버렸습니다. 개망초는 한해살이단년생 풀이기 때문에 꽃이 필 무렵 무작정 예초를 해버리고 한 달 후에 다시 하고 한 여름 세 번 정도 꽃을 베어내 버리면 다음해는 현저히 줄어듭니다. 작년에 예초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꽃씨가 날려버리더니 금년에 온 마을이 개망초 꽃으로 하얗게 덮였습니다. 민들레나 질경이 애기똥풀은 키가 작기 때문에 웬만해도 참아줄 수 있는데 개망초 달맞이꽃 씀바귀 칡 찔래같은 풀들은 키도 커서 무성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이는 그대로 꽃으로 보기 나쁘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마치 태평농법처럼 생태적이지도 않고 주체가 없는 삶이 되고 말아서 사람살이 자체가 무너지게 만듭니다. 저는 그런 말은 무책임하고 게으른 도시 생태주의자들의 소리로 일축해버립니다. 귀농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농사를 시작하면서 첫해에 질려버리는 것이 잡초와의 싸움입니다. 지역에 따라 또는 해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어떤 해는 개망초가 어떤 해는 명아주풀이 또 어떤 해는 찔래꽃이 말도 못하게 무성해 밭을 침범하고 언덕과 정원을 덮어버립니다. 잡초 잡종 잡놈... 잡것들의 특징은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지만 홀씨로 날아가고 새똥으로 날아가고 해서 싹을 틔워 전천후 생명력을 과시합니다. 그 생명력의 약효를 이용하여 효소를 만들기도 합니다. (저희 마을에서도 매년 야생초 효소를 담구고 있는데 금년에도 2t을 담궈서 발효와 탈즙을 거쳐 숙성시키고 있는데 5년 후에 판매하겠지요). 잡초의 생명력이 그렇게 질기지만 농부는 눈 하나 깜짝 안합니다. 그러려니 하면서도 제초제를 믿으니까요. 제초제 없이는 농사를 못합니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는 옛말입니다. 손으로 뽑거나 방초망을 이용해야 하는 우리 마을 농사일이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예수님께 제자들이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을까요?” 씨도 뿌리지 않고 돌보지 않아도 버젓이 자라는 것이 생태계입니다. 사람에게는 본능적인 대상이 있는데 먹고 싶고 놀고 싶고 자고 싶고 번식(성)하고 싶어 하는 것들입니다. 그 본능적 욕구가 관계적으로 발전하면 소유욕 지배욕 명예욕이 됩니다. 태어날 때는 본능만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자기 욕구를 스스로 절제하고 배려하는 기술을 가르치게 되는데 그것을 ‘교육’이라 합니다. 교육의 목적은 자기 욕구에 대한 제어 능력을 습관이 되게 가르치는 것이고 부모와 가정, 마을 어른과 원로, 그리고 좀 더 전문적인 스승들의 책임입니다. 교육은 학교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교육이 학교라는 장사꾼 손에 맡겨지면서 교육이 무너졌습니다. 학교에서는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가르치지 않고 대학에서는 취업에 유효하지 않은 것은 가르치지 않지요. 그래서 문학이나 고전을 읽고 세상의 문제를 토론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지식과 기술과 자격증의 판매만 있고 정신과 이상세계는 없습니다. 그런 결과가 세월호 참사고 불신과 대결이고 전쟁이고 그렇지요. 본능이란 몸이 살려고 요구하는 것으로 자연법칙의 힘이 작동되는 것이어서 마치 잡초와 같은 엄청난 생명력을 가졌습니다. 이성은 정신이 요구하는 것이라서 생각이 없거나 정신이 약하면 이성은 무력합니다. 내 안에는 본성이라는 가라지와 이성이라는 밀이 함께 자라며 공존합니다. 이성의 선성과 본능의 악성이 함께 자랍니다. 예수님은 본능과 본성을 존중하지만 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분명히 하십니다. “가만 두어라. 추수 때에 주인이 와서 가라지는 불구덩이에 쳐 넣을 것이다!” 유소년 시절의 교육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고, 청소년 시절의 교육은 바른 정신을 채워주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고 정도입니다. * (2014. 7. 26) 오늘 이재진 형제의 가족이 입촌한다. 하느님이 보내신 선물을 맞이하려고 가족들의 마음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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