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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라 너의 경계를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마르 10,17~27)
“예수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을까요?” “종교의 기본에 충실하면 되지요.” “어린 시절부터 십계명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지요?” “부와 사회적 지위만으로는 뭔가 아닌 듯해서요.” “중요한 것은 목숨이고 다음은 人情입니다. 모세 계명의 요체는 ‘이웃을 내 몸으로 여기라.’는 공동체 사상 입니다. 그대의 재산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고 하느님 나라 운동에 따라 나서십시요!” “........ 음~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생 문제의 해답을 들었으면 ‘아하! 바로 그거군요!’ 기뻐하며 잰걸음으로 달려가 실행해야지 정답을 듣고도 답안지에 쓰지 못했던 이유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라.... 무엇이 구원이고 행복한 삶인가? 윤리계명은 하느님 백성의 행복한 삶을 위한 기본 지침이지 자체로 구원은 못됩니다.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지 않는 것은 의무요 기본이나 그것만으론 부족합니다. 내 재물을 필요한 이와 나누는 것, 그래서 서로의 행복을 공유하는 것일 때라야 비로소 계명이 완성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계명생활도 안되는 이가 있지만 기본을 갖춘 사람은 새로운 수행 목표에로 도약해야 합니다. 삶의 이상은 완전함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더욱 더 완전함에로.... “하느님께서 완전하심 같이 여러분도 완전한 사람이 되십시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완덕에 이르기 위해서는 하느님이 계시는 방을 향해 계속 열고 들어가야 하며 일곱 번째의 방에로 들어가면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7궁방 이라 하지요.(영혼의 성). 공동체의 삶, 공동생활도 그러합니다. 영국 다벨의 ‘브루더 호프’ 공동체에 ‘바우만’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뉴욕에서 잘 나가는 광고대행사를 경영했습니다.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젊은 날에 애써 일으킨 기업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세 번의 시도 만에 입촌을 하였습니다. 예수살이 운동 초기, 1999년이던가(?) 그들 부부가 한국에 왔을 때 우리 공동체를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기억에 새롭습니다. “공동생활을 위해 직업과 재산을 버리는 일은 가장 쉬운 일에 속했습니다! 자기 비움을 넘어서 헌신의 삶을 사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예수님께 질문했던 사람에게는, 계명생활은 기본이었지만 재산을 버리는 것이 문제였고, 바우만 부부에게는 재산까지 버리는 것도 기본이었지만 관계적 갈등이 문제였다 겁니다. 그것도 기본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우리 마을 공동생활에서는 새벽에 일어나 미사를 봉헌해야 하는데 기상 때마다 ‘어~흥, 일어나야 하는데....’ 하면서 힘들어 하는 이도 있습니다. 또 기상 정도는 그래도 기본으로 여기는데 밭에서 일하는 것이 어려운 가족도 있습니다. 노동은 기본으로 하지만 관계적 갈등으로 평화롭지 못한 이도 있습니다. 이것은 정상입니다. 수행목표가 나타나고 있을 뿐입니다. 수행이 막히는 이유는 ‘공동체 삶이란 이런 것이다!’ 하는 내 생각의 고정관념입니다. 공동체란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이들의 모둠살이가 아니라 자기 생각을 버리고 ‘공동체 생각’을 공유하는 생활입니다. 공동체의 생각도 변하고 발전합니다. 하느님도 공동체도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교구장 추기경님께서 “박 신부는 수도원을 하겠다는 것인지 뭔지 모르겠어?” 하신 적이 있습니다. 수도원이란 생각 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살다보니 수도자들보다 더 헌신적으로 살아야만 하는 삶이었습니다. 무소유와 생태주의로 조화롭게 사는 영성의 삶이라 규정하고 시작했는데 새로운 목표들이 계속 나타났습니다. 노동을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의 건강성을 복구하는 삶이라고, 신앙생활 제대로 하는 것이 목표라고... 규정하는 自意識이 변해갑니다. 저는 이것이 공동체 영성과 이념이 부족하거나 정리되지 못한 이유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살아있고 깨어 사는 삶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 가야 완성에 이를지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삶이기도 합니다. “그대에게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소!” 예수님의 지적대로 우리는 끊임없는 질문 앞에 서야 합니다. 지금 내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내 앞에 나타난 경계의 정체는 무엇인가? 성찰된 대상을 새로운 수행목표로 삼고 넘어가야 합니다.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마침내는 완덕에 이를 날이 오지 않을까요? 수행만큼 진보된 인간으로 하느님과 역사 앞에 서게 되겠지요. (2016. 5. 23) * 하늘이 푸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일. 그 때는 날씨가 좋지 않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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