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탓하지 말라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마태 13,1~9) 운명이란 바꿀 수 있는 것인가? 불변의 처지인가? 운명을 거슬러 운명에 도전하여 살아야 하는가? 순응하여 살아야 하는가? 노력해서 주어진 운명을 바꾼 사람도 많고 바꾸고자 애를 써도 안 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운명은 이미 주어진 시간과 공간의 삶으로 주어졌다는 것. 태어난 가정, 국가와 역사, 문화, 성(性), 기질, 건강 같은 생래적 환경을 의미합니다. 부자나 빈민, 양반이나 천민으로 태어났을 때, 또 잘사는 나라 못사는 나라에 태어났는데...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것까지는 어쩔 수 없습니다. 순응이 의무입니다. 저항하는 것은 하늘을 탓하는 어리석은 태도입니다. 그러나 운명이란 바뀝니다. 나는 사유하고 행위를 결정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노력에 따라서 내 운명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지 않던가. 하느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입니다. 선각들은 늘 그렇게 가르쳐 왔고 인류는 그렇게 진보해 왔습니다. 현대에는 진보의 영역이 확장되어 갑니다.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아버지의 뜻 천명을 받들어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찾는 일이 수행입니다. 어떤 이는 아무리 돈을 쫒아 애를 쓰고 노력해도 무위하고 또 어떤 이는 그 반대이기도 하는 삶을 너무 많이 보아왔습니다. 인간의 노력에는 경계가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운명이나 팔자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천성과 기질에 관련하여 생각합니다. 사람에게는 기질이라는 천부적 성정(하늘이 부여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하느님께서 설계하신 것입니다.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 누구는 저렇게 헹복하라! 그런데 세상은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저렇게 사는 것은 불행이라고 학습시켰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가 받은 기질과 성정을 무시합니다. 태어날 때 쥔 주먹에 열쇠 하나씩 들어 있습니다. 행복의 집에 들어가는 ‘저마다의 門’이 있는데 자기 열쇠가 필요합니다. 사람마다 기질과 성정(性情)을 달리하는 이유입니다. 운명이란 자기 기질과 천성에 맞게 대하는 태도에서 옵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모델로 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삶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숭고한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숭고한 행복이란 이웃과 세상에 필요한 일에 헌신하여 타인의 행복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 숭고한 삶이 완덕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내 운명이나 팔자를 탓할 것이 아닙니다. 씨앗이 돌밭이나 가시덤불에 떨어졌건 그것은 내 뜻과는 무관한 곳에서 온 것입니다. 심지어는 농부의 마음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일부러 돌밭에 뿌릴 어리석은 농부는 없으니까요. 다행인 것은 생명의 씨앗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이고 그것이 중요합니다. 돌밭에 떨어진 씨앗을 냉큼 새가 주어 먹었다 하더라도 생명에는 질긴 야성이 있습니다. 까치 뱃속에서 열처리를 견디며 새똥으로 다시 나와 떨어져서 산삼이 되기도 합니다. 가시덤불 속에 떨어진 씨앗도 덤불 틈새를 비집고 얼굴을 내밀고 태양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꽃피고 열매 맺습니다. 머루, 다래, 산더덕, 하늘타리 같은 것들이 다 그러합니다. 열배 백배의 열매를 성취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빛나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삶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농부이신 하느님의 기쁨입니다. 여러분에게 씨뿌리신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하기를 빕니다. (2016.7.22.) * 대낮에는 소백산 골짝도 덥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