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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다를 걸으신 예수님과 베드로(마태 14,22~36) 근심 걱정 두려움은 일이 잘 못되면 안 된다는 것, 가진 것에 대한 애착,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옵니다. 문제가 크고 또 나에게 큰 가치의 대상일수록 그 위기에 대한 두려움도 크겠지요. 여러분에게는 무엇이 큰가요? 목숨, 가족, 직장, 명예, 자존감, 투자.... 호주머니에 돈이 없는 사람이 소매치기를 두려워하겠습니까? 잃을 재물이 없는 사람이 도둑을 두려워하겠는가? 가진 것이 없으면 두려움도 없습니다. 이미 가진 소유나 명예나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애착에는 위기로 다가오는 외부의 힘이 압도적일 때 두려워하게 되지요. 두려움은 내 뜻이 아닌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긴 한데 그렇다고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똑같은 환경에서 두려움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두려움 없음에는 두 가지. 하나는 나와 상관없는 대상일 때이고 또 하나는 믿는 구석이 있는 경우입니다. 안정적인 회사였는데 기업이 넘어가서 정리해고 선풍이 불어온다면 실직의 걱정이 있겠습니다. 내 뜻이 아닌데서 근심거리가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그만 두고 싶었던 사람에겐 아무 걱정도 없겠지요. 또는 인수할 기업 오너가 친척이라든가 나를 필요로 할 거라면 그 믿는 구석으로 인해서 걱정도 없고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여기겠지요. 내게는 그런 행운도 없는데 근심 걱정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울 방법은 없는가? 바다 위를 걸어가다 풍덩 빠진 베드로에게서 두려움을 넘어서는 길을 봅니다. 물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보고서 저런 능력을 주신다면 나도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고, 예수님께서 허락하시니 그 믿는 구석 때문에 겁도 없이 물 위를 걷게 되었습니다. 주님과 나와의 관계가 그러한데 빠져 죽을까 두려울 게 무언가.... 그런데, 호수 위의 심상치 않은 풍랑을 보는 순간 풍덩했던 건데, 믿는 구석을 놓쳐버렸다는 말이 됩니다. 내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큰 것을 ‘죽음’이라고 가정 합시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 없고. 그렇지만 순교자들은 이승의 목숨보다 영생을 얻는 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두렵지만 넘어설 수 있었던 겁니다. 순교가 천국의 영생을 보장해 준다는 믿는 구석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삶에 근심 걱정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길은 가진 것에 대한 애착을 버리던가. 아니면 더 큰 것을 구하던가. 둘 중 하나가 됩니다. 더 큰 것이라면 뭘까요? 예수님께서는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자들을 두려워 말라!” 하셨습니다. 구약 마카베오서에는 일곱 아들의 순교를 지켜 본 어머니의 영웅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야훼 신앙을 버린다는 증거로 돼지고기를 먹는다면 목숨을 구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큰 아들부터 차례로 처형이 되고 있을 때 막내가 죽을 차례가 되자 어머니가 말합니다. “아들아! 네게 목숨을 주신 분을 생각해라. 목숨을 아까워 말라. 본래 네 생명이란 아무 것도 없었는데 야훼께서 너를 내 뱃속에 주셨단다. 목숨을 창조하실 수 있는 분을 믿어라!” 그렇게 해서 온 가족이 장렬하게 순교합니다. 내가 가진 것을 지키고자 하는 것에서 근심 걱정 두려움이 올진데 내가 가진 것 중에 정말 내 것이 무엇인가? 목숨도 내 것이 아니었고 자격증도 명예도 재물도 내가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는데 그것을 주신 분은 누구신가? 나를 만드신 하느님께서는 아무 때고 필요한 것을 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이 우리들이 믿는 구석이어야겠지요. 그 분께 대한 믿음이 가장 큰 것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소중하긴 하지만 부차적이고 이차적인 것들입니다. 신앙인에게는 이미 가진 것도 가질 것도 내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가 나와 함께 계시고 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일에서도 든든한 성채에서 주님의 보호하심으로 살아가기에 두려움이 없습니다. 믿는 구석이 너무 큽니다. 더위에 모두 강녕하세요. (2016.8.2.) * 갈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일에서 얼마나 더 참을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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