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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고난의 십자가를 모시던 날의 기도
작성자 : 박신부 조회 : 565           2018-01-22 08:42:11

우리와 함께 머무소서

고난의 십자고상을 모시던 날의 기도

 

예수님!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사랑의 화신이십니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고자 보내셨으나

세상은 당신을 맞아들이지 않고 배척함으로서

속죄의 제단에 희생 제물이 되셨습니다.

 

당신의 운명이었습니다.

핏덩이로 태어나실 때는 방 한 칸을 얻지 못하셨고

따뜻한 가정도, 머리 둘 곳도 없었으며

주검으로 묻힐 무덤 하나도 갖지 못했습니다.

예루살렘에서는 십자가에 들려 지상으로부터 추방을 당하셨고

러시아에서는 혁명군의 분노에 불태워지고 짓밟힘으로서

십자고상으로 걸려있을 자격마저 박탈당하심으로

지상에 발붙일 땅을 모두 빼앗기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보옵소서.

당신의 제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100년의 팽개침과 어두운 창고의 칩거를 벗어나

한반도 산촌의 작은 마을을 찾아오신 당신을 저희가 환영하나이다. 호산나!

옷을 벗어 깔고 흔들면서 당신을 환영하옵니다. 호산나!

저희는 마을 시작 때부터 우리 마을의 주인은 당신이심을 고백하였습니다.

이제 안심하십시오. 아무도 의심하지 마시고 우리 마을에 편히 머무르소서.

우리와 함께 빵을 떼시고 먹고 마시며 말씀을 나누옵소서.

예수님, 이제 당신께서 하실 일은

아버지께서 보내신 일을 계속하시는 것입니다.

일찌기 갈릴래아의 민초들을 사랑하셨듯이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러시아의 성난 민중들을 용서하셨듯이 우리도 용서해주십시오.

우리 가족들이 당신을 바라볼 때마다

모세의 구리뱀 지팡이가 되어주시고

당신을 바라볼 때마다 부르심의 음성을 듣게 하시어

저희가 당신의 제자임을 늘 깨우쳐주시고

힘차게 응답하게 하소서.

 

당신은 태어나신 순간부터 피난길에 오르셨고

죽임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안식이 없었고

러시아에서의 모욕과 침묵의 계절까지

먼 길 돌고 돌아서 우리 마을을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 당신의 고달팠던 역사는  

우리 마을 가족들의 생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저희들도 경쟁의 창칼이 번쩍이는 속세에서

무능력과 업신여김으로 상처받고 좌절하며 추운 벌판을 헤매다가

마침내 이 마을로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만났습니다.

저희는 당신의 삶과 여정과 십자가의 역사를 알고 있기에

고달프고 피로에 지친 당신 얼굴에서 우리 자신을 바라보며

당신을 '고난의 십자가' 부르겠습니다.

 

고난의 십자가 예수님!

이전에 저희는 산위의 마을에 살게 될 것을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

당신도 이 골짜기까지 오시게 될 줄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를 이 마을에 부르신 분은 당신이었고,

저희로 하여금 당신의 자리를 준비하게 하셨음을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고백하오니

당신과 우리의 운명은 하나입니다.

 

예수님, 당신께 애원하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하셨고

병자들의 아픔을 치유시켜 주셨습니다.

러시아의 착하고 가난한 농민들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당신의 성체를 영접하는 이들의 영혼을 채워주셨듯이

이제 당신 고상 앞에 찾아와 기도하는 이들의 청원을 들어주시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 주시고 그 아픔을 치유해 주시고

좌절하고 넘어진 이들을 일으켜주옵소서.

 

고난의 십자가 예수님!

이제 저희가 당신을 모신 피난처에서 안식을 구하나이다.

저희는 당신과 손을 잡고 이심전심으로 살아갈 가족들입니다.

예수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예수님, 우리 마을의 주인이 되시옵소서.

예수님, 우리 삶을 인도하소서. 저희로 하여금 기쁨과 희망을 노래하게 하소서.

예수님, 사랑합니다. 아멘.

(2012. 1.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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