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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친정 부모님께서 소일거리삼아
상추며 고추, 오이, 감자, 고구마, 토마토 등을 기르시는 밭이 있다
며칠전 엄마가 수술을 하셔서 가보실 수 없어 걱정하시기에
남편과 함께 밭에 가서 상추도 따오고 물도 주고 강아지 밥도 주고 왔다
다음 날 엄마를 만나러 병원에 가서 밭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씀드리고
감자에 꽃이 피었다며 찍어 간 이쁜 감자꽃 사진을 보여드렸다
그러자 엄마랑 아빠랑 감자꽃을 쳐주어야 하는데 라며 또 걱정을 하셨다
“아니 왜 이렇게 이쁜 감자꽃을 쳐주는데요?”라고 여쭈니
알이 굵은 감자를 위해 쳐내야한단다
이~쁜데...이쁜건 다 용서가 되던데 얜 안되나보다
생각해보니 이쁘고 좋은 것 다 버리고 자식위해 희생만 하신 울 엄마랑 똑 닮은 꽃이다
세 번의 수술로 지치고 지쳐 울고 계신 불쌍한 울 엄마
나는 그나마 알이 실한 감자도 아닌 불량감자로 엄마 속만 썩였으니...
에효~모두 내 탓만 같아 더 맘이 아프다
하지만 난 분명 불량감자지만 다행히 하느님을 아는 감자로 다시 태어났기에 아파하는 엄마 옆에서 엄마와 하나 되는 방법을 이젠 알고 있다
잠깐이라도 아픈 걸 잊으시게 하기위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발을 주무르며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엄마를 위하여 기도드리고,
진통제 부작용으로 구토를 하셔서 고통스러워 하시는 엄마를 보며 입덧하던 때가 생각이 나서 조금이라도 드시면 나아지실것같아
일어나실때마다 크래커 한 입, 미숫가루 한 모금, 식혜 한 모금, 흰죽 한 숟가락, 요거트 한 숟가락
맘을 다해 아주 조금씩이라도 드시게 했다
새벽이 되자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동안 운동을 못했던 게 맘에 걸려 병실 복도 반 바퀴만이라도 걷자고 말씀드렸더니 엄마께서 해보자 하셨다
기쁜 맘에 엄마랑 같이 걸으며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엄마랑 감사할일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 번이나 이렇게 수술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자식들이 아픈 게 아니라 엄마가 아픈 게 얼마나 감사한지(나도 엄마라 이맘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또 가족들이 지극정성으로 엄마를 바라보고 있음에 감사하고
아빠가 건강하게 엄마를 지키고 계심에 얼마나 감사한지에 대해 말하다 보니 복도를 두바퀴나 돌게 되었다
그리고 이순간은 지나가며 분명 나아질거라는 믿음을 드리려 더 밝게 웃고 더 많이 조잘조잘 얘기하며 엄마와의 시간을 행복하게 보냈다
그렇게 밤을 홀딱 새우고 난 아침부터 엄마는 조금씩 드시기 시작하셨고 웃기도 하셨다
간호사나 가족들은 어떻게 된 거냐고 놀라 물었지만 난 혼자 빙그레 웃기만 했다
다 그분이 하신 일인건 나만이 알고 있기에
오직 감사드릴뿐...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감자꽃의 꽃말이다
내 안에 자라고 있는 이기심, 교만, 욕심, 두려움, 판단, 그리고 사랑이 아닌 모든 것들을 싹둑싹둑 잘라 버리고 내 영혼을 굳건히 키워가는 길은 당신을 따르는 길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꽃이기도 하다
이제 그 감자를 캐러 간다 이번 주일에...
*몇년전에 쓴 글이여요
마을 감자도 이제 캐기 시작하시겠지요?
보물들 보러 마을 가는 길에 지하철안에서
마구 설레는 맘을 차분히 모아 올려봅니다
자두를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 고이듯
아이들로 북적댈 여름을 생각만해도 미소가 지어져요(이맘이 오래가길 바라요^^;;) 모든것은 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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