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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의 밤 복음나눔 복음: 요한 19,23-27 +평화를 빕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완연한 봄을 알리는 푸르른 5월, 우리는 오늘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는 은총 가득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은총 가득한 밤에 산위의 마을 공동체와 이곳에 방문해 주신 많은 분들 (정말 많네요^^) 앞에서 강론이라고 하기엔 거창한 복음 나눔을 할 수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좋은 기회를 주신 신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봉독된 복음은 요한복음 19장 23절에서 27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면서 군사들이 예수님의 겉옷과 속옷을 가져가고, 그 곁에서 그 모든 장면을 지켜본 성모 마리아와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장면이지요. 이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오늘 준비한 나눔은 ‘일치’와 ‘순명’입니다. 복음에서 보면, 군사들은 예수님의 겉옷을 네 몫으로 나누어 차지합니다. 이는 그 당시 로마법에 따라 사형을 집행하는 군인들이 처형되는 사람의 옷을 나누어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속옷은 이음새가 없는 통으로 짜인 옷이었기에 시편 말씀대로 제비를 뽑아 가져갑니다. 교부들은 이러한 겉옷과 속옷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에프렘이라는 교부는 겉옷을 복음으로 보고, 네 조각으로 나뉜 것은 네 방향 곧 온 세상에 복음을 전파해야한다고 보았습니다. 속옷은 예수님의 신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눌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키프리아누스와 아우구스티누스는 속옷이 통으로 짜였기 때문에 제자들이나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일치’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요한복음 17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과 앞으로 따라올 이들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곧 ‘아버지와 제가 하나인 것처럼 이들도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간청하시는 모습과 연결됩니다(요한 17,11.22-24 참조). 이에 따라 우리는 예수님의 간청대로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치’를 이루고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기쁘고 즐거울 때는 쉽게 ‘하나’가 됩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 때문에 쉽게 일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예수님께서는 복음서 전반에 걸쳐 우리에게 ‘일치’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예수님의 곁으로 제자들과 여인들 그리고 성모님이 다가옵니다. 공관복음에서도 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요한복음에서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곁으로 다가와 있는 모습보다는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참조: 마태 27,55-56; 마르 15,40-41; 루카 23,49).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곁에 서 있는 여인들과 마리아 그리고 제자들을 보시고는 어머니 마리아를 향하여 말씀하십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 여기서 ‘여인’이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어머니를 무시하거나 당신보다 낮은 사람으로 보고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첫 어머니였던 하와가 받은 ‘여인’이라는 칭호인 것입니다(창세 3,15). 그리고 그 여인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나오는 마리아와 연결됩니다(요한 2장). 이러한 까닭에 성서학자들은 하느님의 구원사에 있어서 여자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여인’이라는 낱말을 사용한 것입니다. 결국 첫 여인인 ‘하와’에 의해 잃었던 것을 이제 새로운 ‘여인’인 마리아에 의해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이어서 그 곁에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 이 제자는 최후의 만찬 때에 예수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던 가장 모범적인 제자입니다. 그리고 이 제자의 행동은 가히 놀랍습니다. 바로 그때부터 마리아를 자신의 어머니로 집에 모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명령에 즉각적인 순종, 순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제자의 순종은 마리아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를 잉태하던 순간,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28)라고 고백하며 하느님의 크신 뜻을 받아들였고, 가나의 혼인잔치에서는 ‘일꾼들에게 예수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라’(요한 2,5 참조)고 하셨습니다. 또한 오늘 아들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보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 제자를 아들로 삼았습니다. 마리아의 모습은 정말이지 우리 신앙의 모범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이 일치하고, 인간과 인간이 일치하며, 인간과 자연이 일치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또한 마리아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당신의 뜻을 더욱 잘 따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이러한 예수님의 뜻에 따라 제2의 그리스도를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 서로 ‘일치’를 위해 힘쓰며, 그분의 뜻에 ‘순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인간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힘 곧 ‘기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심어린 기도로 부족한 나눔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일치이신 하느님, 세상을 살아가는 저희가 기쁘고 즐거운 순간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순간에도 당신을 생각하며 ‘일치’할 수 있게 하시고, 그 뜻에 따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순명’하며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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