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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 특별히 죄나 잘못에 대해서 인정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국가의 문제도 그렇고 내 개인의 문제나 공동체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고민하면서 우리의 이중적인 모습과 함께 늘 성령과 악령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상기했습니다. 또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한번 느낍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하셨습니다. 화해의 어머니의 전구로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을 수 있는 은총의 사순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죄와 죄의식에 대해 정리해 두었던 것을 조금 나누고자 합니다.
죄
죄란 이성과 진리와 올바른 양심을 거스르는 잘못이다. 죄는 어떤 것에 대한 비뚤어진 애착 때문에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참다운 사랑을 저버리는 것이다.
왜 죄를 짓나?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채우기 위해서 죄를 짓는다. 남과 비교해서 꿀리거나 자존심이 상해서 … . 우리의 자존심이 강해지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오시기 어렵다. 우리는 버려야 할 것이 많다. 두 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한 두 가지 뿐이다. 한 두 가지 외에는 버리거나 포기해야 한다.
죄의식
죄를 짓는 것은 사실이나 죄는 고해성사를 통해 없어진다. 단 죄의 흔적(상처, 흉터)이 남을 뿐이다. 흔적을 만진다고 아프지는 않다. 회개하는 것에 매달리기 보다 죄의 흔적을 보고 아파하는 것은 옳지 않다. 죄를 지었다고 해서 자꾸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자신을 인정하고 높이자. 흔적만 가지고 있는 죄에 대해서 집착하지 마라.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죄인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많은 성인들이 죄인이었다. 그러나 그 죄를 고백하고 극복했다. 우리도 많은 죄 죄를 짓고 난 다음에 회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죄를 짓고 돌아오는 것을 또한 원하신다. 죄의 흔적을 보고 힘들어하는 것을 원하시지 않는다. 용서는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단지 참는 것뿐이다. 하느님의 용서는 완전히 잊어버리신다. 우리는 용서를 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용서를 해 본 사람만이 용서를 할 수 있다. 우리 삶의 자리는 하느님의 뜻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배우는 곳이다.
고백성사라는 말보다 화해성사, 고해성사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화해성사를 쉽게 표현해보면, 화가 나는 문제를 해소하는 성사.
창세기 3장(원복음, 뱀이 하와를 유혹)
죄는 관심을 가질수록 유혹이 커진다. 하와는 선악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담도 선악과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먹게 된다. 우리에게도 많은 유혹이 다가온다.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냥 지나간다. 관심을 가지게 될 때 죄를 짓게 된다. 덫에 걸릴 때 빨리 발을 빼라. 이것이 화해성사의 역할이다. 알고서도 한 걸음 더 나가면 구제 받기 힘들다.
창세기 3장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묵상해보라. 우리는 선택할 자유가 있다. 하느님께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죄를 계속 지을 것인가? 공동체생활은 마음을 닫고 지낼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은 속일 수 없다. 마음을 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의 죄는 풍선과 같다. 풍선에 죄를 계속 조금씩 넣고 있다. 바람을 빼지 않으면 풍선이 터질 것이다. 동료들에게 마음을 열어라. 나중에 하느님과 동료들이 도와줄 것이다.
죄의식에도 건전한 의식과 불건전한 의식이 있다. 그 차이를 통회와 후회의 차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후회란 자신이 이것도 할 수 없었고 저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자신을 책망하는 것이다. 왜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했을까 하고 과거에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강하게 비난한다. 그렇게 어리석은 내가 하느님 앞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후회에는 주로 분노와 비탄의 감정이 있다. 이에 반해 통회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죄가 많은 존재인가를 깨닫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죄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 아픔보다도 하느님의 사랑을 더 강하게 의식하는 태도이다. 자신의 나약함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과분한 사랑 앞에 자신이 얼마나 작고 죄가 많은 자인가를 깨닫는 것이다. 그때 신비스럽게 참회와 감사의 마음이 교차하는 듯한, 슬픔과 위로가 섞인 독특한 감정이 발생한다. 그때 흘리는 눈물은 그 사람의 영혼을 깨끗하게 해 준다. 통회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 이것이 후회와 특별히 다른 점이다.
후회만 하는 사람의 문제점은 늘 자신이 중심이 된다는 점이다. 자신의 업적과 일을 자랑하는 사람은 후회만 맛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교만과 후회는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성공하면 교만하게 되고 실패하면 자신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후회하기 때문이다. 교만에도, 후회에도 하느님은 계시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통회하는 마음을 지닐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사랑에 마음을 열고 그 사랑을 더욱더 깊이 깨닫는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을 생각할 때마다 자신이 자랑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은총이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면, 어느 때 갑자기 자신이 죄가 많다는 것을 하느님이 깨닫게 해 주실 것이다. 참된 사랑을 만날 때 자신의 추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자신의 행동을 주의 깊게 되돌아보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안에 큰 죄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 숨겨진 죄라는 것은 실제로 무서운 것이다. 자신이 죄 중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 가장 비참한 것이다. 우리는 많든 적든 맹목적인 면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래서 자주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반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위 사람들의 충고와 비판을 잘 귀 기울여 듣자. 우리 자신보다도 주위 사람들이 우리 자신의 죄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비록 요점에서 벗어난 이야기라고 생각되어도 거기에는 자신이 배울 만한 진리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겸손함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영성 생활의 진보에 있어서도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또 다른 방법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을 자주 바라보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아무리 해도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역겨운 사람이 있다. 또한 그 사람의 결점에 대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다거나 그 사람의 버릇을 아무리해도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런 인간관계를 잘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즉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성격이 바로 자신 안에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통해 분명히 드러나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 지닌 자신이 싫어하는 점은 자기 죄에 대한 거울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정말 모른다. 다른 사람의 죄를 책하기 전에 나의 거울인 그 사람을 자주보고 자신의 죄를 반성하자. 자신의 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죄도 용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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