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하느님과의 일치" 우리는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과의 일치란 무엇일까요? 기도에서 일치는 내가 원하는 것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과 타협점을 찾아 서로 양보하는 것도 아니다. 기도에서 하느님과의 일치란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신다는 믿음을 전제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하느님이 나를 위해 훨씬 더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신다고 믿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결국 기도에서 하느님과의 일치란 내 생각을 가지고 있되, 그것을 내려 놓고, 내려 놓은 만큼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기 위해 필요한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영이 튼튼해 지려면 기도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영이 튼튼하다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찾고 발견"하는 만큼 튼튼해졌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잘 찾고 발견하면 영이 튼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잘 찾고 발견하기 위한 것이고, 그렇게 하려면 영적 훈련이 필요합니다. 영적 훈련을 제대로 하는 만큼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하느님 안에서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잘 알아듣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그 문제에 대해서 우리 마음을 먼저 비우는 즉 욕심을 버리려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비우지 못하면 내 생각을 하느님의 뜻으로 착각한다. 2. 지성으로 충분히 생각해보고 흐름을 보며, 또 그것을 가지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노력하면서 확신이 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는 태도이다. 3. 이런 과정을 통해 확신이 든다면 그 결과에 대해 믿는 태도입니다. 믿지 못하여 의심을 가지면 실행하기 어렵다.
하느님은 우리 수준에 맞게 당신의 뜻을 알 수 있게 하시지, 우리 수준을 넘어서는 방법으로 당신을 알게 하시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우리의 수준을 높이시려고 우리의 수준을 넘어서실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우리 수준의 범위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의 뜻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하느님의 뜻만을 우리는 알아 들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한계입니다.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연습하는 만큼 그분의 뜻을 더욱 잘 알아듣게 됩니다.
누구나 똑같이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이 아니라 자기 수준에 맞는 하느님의 뜻, 자기 상황에 맞는 하느님의 뜻만을 알 뿐입니다. 의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좀더 하느님의 뜻에 가깝고, 하느님과 더 가깝게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자기 수준을 높이고 깊게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 노력은 생각을 내려놓는 잠심 훈련과 과거의 경험을 알아내고 정화하는 작업이다.
우리는 생각대로 보는 것을 내려 놓기만 한다면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수도자와 죄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수도자는 스스로 세상과 담을 쌓고 살고, 죄수는 타의에 의해 세상과 담을 쌓습니다. 둘 다 세상과 담을 쌓고 살지만, 자의냐 타의냐에 따라 마음이 다르다. 수도자는 갇혀 있으면서 감사함을 느끼고, 죄수는 갇혀 있으면서 불평합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하늘과 땅도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이다. 죄수가 수도자와 같은 마음을 가질 때 감옥은 수도원으로 승화된다. 수도자가 죄수와 같은 마음을 품게 될 때 수도원은 감옥으로 전락한다. 이처럼 자기 생각이나 뜻대로 살아가려는 것을 잠시 내려 놓는 잠심만 할 수 있다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자신의 생각을 내려 놓으면서 하느님의 뜻을 알아 듣는 것이다. 자기 중심의 삶을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바꿀 때, 세상이 달라 집니다.
유리제품이 생활제품 중에 가장 깨지기 쉬운 것일 것이다. 한 번 깨지면 못쓰게 될 뿐 아니라 깨진 조각은 사람을 다치게 한다. 그런데 유리보다 더 약하고 깨지기 쉬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상처입은 마음은 깨진 유리조각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기 때문에 잘 다루어야 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의 문제는 대부분 관계 형성에서 실패로 생겨난다. 관계는 온전한 관심과 각자에게 맞는 배려를 통해 성숙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관계를 특별히 조심해서 다루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관계는 관심과 배려로 만들어지고, 부드러운 관계는 부드러운 미소로 만들어지며, 좋은 관계는 좋은 것들이 투자되어야 만들어진다. 우리가 사랑의 정신으로 인간관계를 다루어야 한다. 좋은 인간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각자 상황에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매순간 깨어있는 식별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인간관계를 제대로 맺기 위해서는 상호 존경과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
치우치지 않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은 어느 쪽에도 기울어지지 않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입니다. 치우치지 않는 마음은 기도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는 "기도의 자세이며 태도이다." 이 마음이 있을 때 우리 안에서 하느님이 뭔가를 하실 수 있으며, 이 마음이 없을 때는 하느님 대신 내 생각대로 보고 판단합니다. 내 생각대로 하려는 것을 내려 놓는 치우치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 그럴때 영신 사정에서 더욱 진보하여 하느님과 일치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구분한다. 삶과 죽음, 가난과 부귀, 명예와 불명예,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삶이며, 가난과 부귀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부이며, 명예와 불명예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명예이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둘 중 어느 것이나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바로 치우치지 않는 마음이다.
우리는 때때로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왜 이 일을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도의 목표가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듯, 우리 삶의 목표는 사랑을 위해, 사랑을 간직하고 키워 나가야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합리적 생각, 즉 살아가면서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물론 내 생각대로 되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러나 내 생각대로 되는 세상 속에서만 살아간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때 화를 냅니다. 내 생각대로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받아들이자.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은 합리적 생각이 아니다. 사랑이 그렇게 하도록 만듭니다. 하느님은 모든 일을 사랑 때문에, 사랑을 기준으로 하신다고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서 하느님을 발견한다면 내 생각으로 살려고 애쓰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게 될 것입니다.
나눔은 내 마음을 상대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며 상대방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마음으로 들여다 보면 무엇이 필요한지 보인다. 마음의 창에서는 인간적 계산보다 마음이 먼저 와 닿습니다.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자기의 마음을 주고, 상대방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나눔, 나눔은 크기가 아니라 마음이다. 가치있게 사는 것이 사랑의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사랑의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내 방식을 내려 놓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내려놓는 것이다. 나를 내려 놓음으로써 비로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알게 된다. 내가 다른 사람을 진실로,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내 방식을 고집하고 강요하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내 방식, 내 틀, 내 생각을 모두 내려 놓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도 바로 이 사랑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