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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네 생각을 주님께 맡겨라."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자 하는 마음으로 평생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다가신 분입니다. 얼마나 예수님을 닮기를 소원했는지 당신의 몸 다섯군데에 예수님처럼 상처자국이 났다고 합니다.
그분이 남기신 많은 말씀가운데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주 중요한 말씀 한 마디를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네 생각을 주님께 맡겨라. 그러면 주님께서 잘 해 주시리라."
목욕탕에 가면, "귀중품은 주인에게 맡기십시오."라고 서 붙인 글이 있는데 읽어본적 있나요? 은행에 가면 귀중한 물건을 맡아서 보관해 주는 금고가 있답니다. 사람들은 돈을 많이 주고 은행에 물건을 맡기는데 왜 그럴까요? 은행 금고에 넣어 두는 것이 자기 집에 두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귀중한 물건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귀금속, 집문서 같은 것은 소중히 여기면서 정작 그런 것들의 소유주인 자기 자신은 소중하게 여길 줄 모르는거 같아요. 이상한 일이죠?
생각해 보세요. 내가 가지고 있는 보석 목걸이가 소중합니까? 아니면 보석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내가 더 소중합니까? 말할 것도 없이 목걸이보다 내가 더 소중하지요. 그런데 왜 보석 목걸이는 안전한 은행 금고에 맡길 줄 알면서 자기 자신은 아무렇게나 함부러 하는 것일까요?
사람이 자기가 얼마나 소중한 줄 안다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다거나, 엄청난 속도를 내며 운전을 한다거나,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못된 짓을 한다거나, 몸에 해로운 음식을 먹는다거나 하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도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자기 몸을 잘 돌보지 않아서 함부로 갈 데 안 갈데 가리지 않고,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딱하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작품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잘 알고 있지요.
그러기에 저마다 자기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사람들까지도 잘 돌보고 아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께서 좋아하시지 않겠어요?
여러분이 정성껏 작품을 만들었는데 누가 함부로 망가뜨리면 기분이 어떨까요? 좋지 않지요? 하느님께서 만드신 작품을 함부로 다루어 망가뜨리며, 또 못쓰게 만들면 하느님께서도 기분이 언짢으실거에요.(사람, 자연, 지구)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아끼고 돌봐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자기를 아끼고 돌보는 것일까요? 안전한 금고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까요?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정말 자기를 아끼는 것이고 돌보는 것일까요?
프란치스코 성인은 "네 생각을 주님께 맡겨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소중한 물건을 목욕탕 주인에게 맡기듯이, 자기의 생각을 주님께 맡기라는 말씀입니다.
생각을 맡기다니 무슨 말씀일까요? '맡긴다'는 말은 그것을 내어 준다는 뜻입니다.(봉헌)
예를 들어, 가족 휴가를 떠나면서 빈 집을 친척에게 맡긴다고 합시다. 며칠 동안 우리 집에 와서 살면서 냉장고도 마음대로 쓰고, 침실도 쓰고, 텔레비전도 마음대로 보고, 전화도 쓰고, 화장실도 쓰라고 했어요.
내 생각을 주님께 맡긴다는 말은, 내 속에 주님께서 와 사시게 하면서 나 대신에 주님께서 생각하시게 한다는 말이 되는 거에요. 내 머리로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내 머리로 생각하시게 하는 거에요.
머리를 주님께 맡긴다는 것은 어떻게 하라는 걸까요?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을 간다고 합시다. 길을 가다보니 낯선 길에 갈림길이 나타났어요. 어느 쪽으로 가야하나? 알 수도 없고 팻말도 없고 지도도 없어요. 요즘은 스마트폰 있으면 걱정하지 않겠지마. 그럴 경우에는 길을 아는 누군가에게 물어봐야겠지요? 만약 그 사람이 왼쪽으로 가라고 해서 왼쪽 길로 들어섰다면, 내 머리 대신 그 사람 머리로 생각하고 그대로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 생각을 주님께 맡긴다는 말은 생각을 할 때마다 혼자 하지 않고 주님게 "어떻게 할까요?" 하고 여쭈어 보고 나서 이렇게 하여라 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고 하면 저렇게 한다는 말이에요.
예수님은 "나는 길이다."하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니 길에 대해서는 틀림 없는 분입니다. 내 머리로 생각하는 대신 주님께서 내 머리로 생각하시게 하고 그 생각대로만 한다면, 모든 것이 잘 되지 않겠습니까?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렇게 말씀만 하시지 않고 몸소 그렇게 사신 분이셨어요. 밥 먹고, 잠 자고,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모든 일을 자기 생각대로 하지 않고 주님께서 생각하시는 대로 하려고 늘 깨어 기도하신 분입니다.
천국의 아이들! 우리도 한 번 해볼까요? 처음에 잘 안 되겠지만 자구 연습하면 우리도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살 수 있을 거에요.
언니, 동생이 심술을 부려서 화가 났을 때, 얼른 "예수님! 어떻게 할까요?" 하고 여쭈어 보는 거에요. 예수님 말씀을 잘 듣고 그대로 해 보면, 생각을 주님께 맡기고 산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누구나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천국의 아이들! 여러분이 예수님께 진심으로 여쭈면 예수님은 틀림없이 대답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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