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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그분에게서 사랑받는 제자
사도 요한은 자신의 이름을 단 한번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을 가리켜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로 표현한다. 왜 의도적으로 익명으로 처리했을까? 그것은 아마 제자 양성의 효과를 최대한 거두기 위해서 였다. 사랑받는 제자가 예수님 품안에서 있었듯이, 요한 공동체 신자들을 포함한 우리도 예수님 품 안에 있도록, 예수님과 친밀한 사랑의 관계를 맺고자 하는 동기유발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주님의 사랑받는 제자입니다."
요한의 이러한 정체 의식이 바로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정체는 무엇인가? 우리의 근본적인 자아상은 무엇인가? 그분의 귀한 존재, 사랑받는 존재다. 복음성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의 가사 내용은 요한이 갖고 있던 정체 의식과 너무나 일맥상통한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정체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 한 존재가 늘 지니고 있는 본질을 가리킨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얘기할 때, 내 직업이나 내가 사는 동네, 학벌, 나이 등이 정체성이 될 수는 없다. 그러한 것들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직업을 갖고서 우리의 정체성을 부여한다면, 그 직업을 잃었을 때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가 회사원이요, 선생이요, 의사라는 직업에서 정체성을 찾고 있다면, 그러한 직업을 잃고 난 다음에 우리는 누구인가? 정체성은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를 구원해주신 그분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
요한의 정체성이 그리스도 예수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자라면, 바오로 사도의 정체성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자다.(갈라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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