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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착한 목자'입니다. 요한 10,11-18
†찬미예수님! 이번에 나누고자 하는 복음은 요한복음 10장 11절부터 18절입니다. 오늘의 복음 본문은 성소주일에 봉독되는 복음 중 하나입니다. 보통 성소 주일은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합니다. 교회에 있는 수많은 성소 중에 특히 사제성소, 수도성소를 기억하는 주일인 성소주일에 이 복음이 봉독되는 이유는 사제와 수도자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예수님과 같이 착한 목자처럼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착한 목자란 어떤 사람일까요? 몇해전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성유축성미사 강론에서 로마교구를 비롯한 전세계 사제들에게 “양냄새 나는 목자”가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의 몸에서 양냄새가 나는 목자, 그런 사람이 바로 착한 목자입니다. 실제로 양냄새는 매우 고약하다고 합니다. 양고기를 먹을 때 비린내 때문이 못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양냄새가 사람의 몸에서 난다는 것은 양들 속에서 함께 부대끼면서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상 양들과 함께하면서, 양들을 돌봐주고, 지켜주는 그런 사람이 ‘양냄새 나는 목자’입니다. 이렇게 되면 양들은 그 목자를 두려워 피하지 않습니다. 사제가 착한 목자라면, 사제는 신자들 속에서 부대끼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자신들의 몸에서 신자들의 냄새가, 그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제들은 그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 함께 해야합니다. 그들의 사회적 위치가 어떠하든지, 그들이 사는 곳이 어떠한 곳이든지, 어떠한 위험에 처해 있든지 착한 목자라면 그들 속으로 스며들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제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것은 교회의 구성원 모두, 모든 신자들에게 필요한 자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보편 사제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 안에서 살아가며, 각자의 위치에서 그리스도를 증언하고, 복음을 선포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모습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복음의 기쁨』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49항). 교회의 진정한 가치는 상처받고 더럽혀졌을 때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도 인간들을 위해 상처입고 더럽혀지셨습니다. 우리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위해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되시어 친히 우리와 같은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아 상처받고 더럽혀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교회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교회는 양들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양들은 매우 많습니다. 우리의 이웃들이 바로 양들입니다. 주위에 살아가는 수많은 이웃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많은 이들이 우리가 돌보아야 하는 양들입니다. 그 양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상처입고 더럽혀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요한 10,16). 분명 교회 안에도 가난한고 소외된 이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 뿐 아니라 교회 밖에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도 돌볼 것을 촉구하십니다. 그들도 예수님께는 ‘한 마리의 양’이기 때문입니다. 사랑 그 자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든 인간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머리카락의 개수까지 알고 계신다는 하느님께는 교회의 구성원이든 아니든 모두 당신의 사랑스러운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결국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든지 밖에 있는 사람들이든지 모두 함께 해야하는 양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착한 목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장황하게 썼지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주위에 있는 이웃들과 함께 하는 것, 특히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것, 그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면서 같이 웃어주고, 울어주고, 슬퍼해주고, 기뻐해주는 것, 큰 것이 아니라 ‘함께 한다는 것’, 그것으로도 우리는 모두 ‘착한 목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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