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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10, 11-18
11.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12.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 리고 달아난다.
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14.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15.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 을 내놓는다.
16.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 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17.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 시 얻는다.
18.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 을 내놓은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 은 명령이다.“
한 신부님께서 외국에 있는 수도원에 잠깐 사셨을 때, 그곳에 있었던 양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 적이 있는데, 처음에 그 양들은 사람을 피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양들과 가까워지려고, 매일 아침에 풀을 뜯어서 먹이고, 물을 주고, 편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등, 정성껏 도와주니 그 양들이 이제는 신부님에게만 반응을 하였다고 합니다. 방에서 전화하는 목소리에 반응을 하고, 지나가는 발소리에 “매에~” 하고 부르고, 아침마다 풀 주라고 “매에~” 기다리고 있는 양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양에 대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양은 풀을 뜯어먹고, 잠을 자는 생리적인 일은 알아서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양들이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양치기의 도움이 없으면 영양가가 높은 풀, 양들이 마시기 편한 물가, 쉬면서 햇빛을 보게 하고, 위협을 가하는 동물들로부터 보호하는 것과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등 양 스스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 양치기는 하루 종일 양들과 같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양치기는 오로지 양들만 바라보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씻을 수도 없고 하루 종일 양들의 옆에 있습니다. 그것이 복음에 나오는 착한 목자이고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양의 냄새가 나는 목자”라고 생각합니다.
산위의 마을 가족들과 함께 한 달 반 정도 살아오면서 제 마음속에 가장 큰 고민은 ‘일과 속에서 어떻게 하느님을 만나 뵐 수 있는가’ 이었습니다. 노동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기도하고 묵상을 계속 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하고 민감해지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간에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요한10, 14) 구절을 통하여 ‘내가 정말 예수님을 진짜로 알고 있을까’라는 질문과 “양들”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나만 쳐다보면서 살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우리 가족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요즈음에는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취미가 무엇인지 등, 제가 마음의 문을 못 열고 소통하지 않은 채 살아왔었고, ‘나’를 중심으로 언제나 자존심이 있는 것처럼 살아왔었습니다. 즉 소통하지 않은 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가족들과 소통을 하면서 기도 시간, 식사 시간, 미사 시간 등 다 같이 모여서 함께하는 시간은 우리가 이 길을 다 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가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양들”, 즉 우리 가족들과 함께 매일 청원기도로 바치는 “푸른 풀밭 물터”, “지상에서의 천국”을 꿈꾸며 우리 모두 함께 하느님을 향한 이 길을 걷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하느님을 향해 걸어가는 길은 혼자 걷기에는 진열대 같이 잠깐 멈추게 하는 것들이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어서, 혼자 걷는 것보다 다 같이 손잡고 가면서 정신 팔리면 옆에서 이끌어주고 걸어가는 길이 공동체 속에서 걸어가는 길이 아닐까 하고 느낍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한 13, 35)
하느님 감사합니다. 2015. 4. 16 목요일 묵상
-김상훈 노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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