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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15.12~17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명령이라는 것은 전투적인 단어는 아닐까. 군대로 대표 되어지는 집단에서 목숨을 내놓고 따라야 하는 상관의 지시 정도로 이해되는 단어가 아니던가.
절대적인 상하관계에서 내려지는 것이 명령이며 명령을 받은 사람에겐 그 명령을 거절하거나 거부하는 권한 같은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게 생각해 보건데 예수님께서 명령을 내리셨다. 이유불문 하고 만사제쳐 놓고 따르고 봐야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왜 명령을 따라야 하는지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등의 생각은 뒤로 미룬다. 선조치 후사고다!
그 명령이라 하면 다름아닌 "서로 사랑하여라"
돌아보건데 난 이런 명령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며 이런 명령을 내리는 윗사람을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예수님은 왜 '명령'이라고 강조하시며 사랑하라고 하셨을까. 오늘 묵상 복음에서 예수님께선 제자들에게 친구로 다가가신다. 그건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
그것은 아랫사람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이 아래로 내려와야 가능한 일이다. 친구로서 제자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계심을 알 수 있다. 제자들 생각이 가득하여 친구로 다가 오셨는지도 모르겠다. 열매를 맺게 해 주시려고 하심과 제자들의 기도를 아버지께서 들어주시도록 하심은 예수님에겐 제자들 생각밖에 없어 보인다.
딸바보란 말이 있다던가. 예수님은 제자바보시다.
그래서 명령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하신다. 그 명령조차 제자들을 위한 명령이지 않은가. 이것이 "사랑"이라는 건 혹시 아닐까.
김용택 시인의 '내 사랑은' 이란 시는 이렇다.
- 나는 지금 빈들판 노란 산국곁을 지나며 당신 생각합니다. 빈 들판을 가득 채운 당신
<중략>
이것이 진정 사랑이라면 당신은 내 사랑입니다.
<후략>
예수님처럼 온통 상대 생각으로 가득차 사랑을 고백해온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그 사랑으로 목숨을 내어 놓기도 하며 평생을 사랑하며 살았던 사람들이 있지 않던가.
그들이 한 시대의 스승이며 위인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예수님의 이 새로운 계명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한 시대를 유지시키는 힘이 아닐까.
'우리'를 생각해 본다.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고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청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우리는 예수님이라는 친구가 있다.
그리고 예수님께 받은 계명이 있다.
서로 사랑하기 위해 서로에 대한 생각으로 봄이 오는 들판을 가득 채워본다.
명령을 내리신 예수님께선 "이제 그만해도 된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의 명령은 끝나지 않았다.
2015년 4월 말 . 산위의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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