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체로 사는 이유
- <공동체로 사는 이유>에서 인용 발췌한 것입니다 -
우리가 공동체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생명체가 공동체의 질서대로 존재하고,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만물을 존재하게 했던 근원이 바로 하느님이심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까닭에 생명이 주는 놀라운 힘과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사랑의 힘, 진리의 승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는 일은 인간을 뛰어넘는 더 고차원적인 능력이 있는 분을 믿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진정한 공동체를 이룰 유일한 힘은 궁극적으로 선하신 존재 하느님을 믿는 믿음뿐이다.
우리가 공동체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공동체라는 긍정적인 모험을 통해야만 구원받지 못한 인간(수행을 통해 완덕에 이르지 못한 인간...?)이 얼마나 무능한가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또 생명을 부여하고 공동체를 이루게 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우리 시대의 불명확한 갈망에 우리가 분명한 믿음의 대답을 하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구약의 예언자 시대부터 초대교회 시대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공동체를 인도해 오신 똑같은 성령이 우리를 권면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만물을 하나 되게 하신 창조적인 연합의 영이신, 하느님이 우리가 공동체로 살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령안에서 이루어지는 노동과 문화가 하느님의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하나로 연합되고 사랑으로 충만한 공동체가 되기 위한 싸움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성령은 매우 부요(富饒)한 분이시기에 공동체에서 하는 일들도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가 사명을 받아서 하는 모든 일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정확히 알아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충성스럽게 그리고 실수 없이 완수할 수 있다. 끝까지 견디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맡길 수가 없다. 오직 굳건하게 설 수 있는 사람만이 기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충만한 인생은 공동체안에서 온전히 자신을 희생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아놀드(부르더호프의 창립자)의 주장이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죽음으로 생명을 얻는 부활의 신비다. 그리고 그 희생은 기쁨으로 가득찬 희생이다.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이 전체를 위해 전폭적으로 순종하고 동시에 선을 위해 각자 자신의 의지를 발휘해야만 가능한 일이며 그 이면에는 물론 성령의 역사라는 비결이 숨어있고 믿음이 없으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는 공동체로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이와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5,13-16)
우리는 의도했거나 또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산위의마을 공동체로 살아가며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기를 소명받은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공동체를 이루었으며, 공동체로서 무엇을 해야 하며, 받은 사명을 따라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을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소수만이 우리처럼 특별한 공동체의 사명을 받습니다. 공동체로 살라는 사명을 받은 사람들, 즉 계속해서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전쟁터에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이 주시는 공통과업을 위해 남은 평생을 헌신해야 합니다. 공동체의 하나됨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자신의 삶도 기꺼이 바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결혼생활을 위해 집과 부모 직장을 떠나 아내와 자녀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공동체의 사명을 위해서는 모든 것에서 떠나고 희생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재산과 일을 함께 나누고, 평화와 사랑의 삶을 살기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공동체는 구성원의 전 생애와 생계를 그 안에 완전히 맡길 때만 진정한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는 비록 소수이고 걸어온 인생 여정이나 배경은 제 각각이나 우리는 모든 사람을 섬기는 하나의 무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신앙을 바탕으로 한 우리 공동체는 순전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공동체를 발전시킬 수는 없고, 공동체가 하고 있는 다양한 일을 위해 가장 유능한 사람만 받아들이는 일도 하지 못합니다. 모든 부분에서 효율성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신앙입니다.
헌신된 구성원이든 조력자이든 손님이든지 상관없이 우리는 어떤 일을 하든 앞으로 다시 오실 예수님의 공동체에 합당하게 자신이 성숙해 가는지를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속적이고 담대한 모험입니다. 그러나 모험의 주체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모험으로 이끄시는 우리 주 하느님의 권능으로 인도되어야 합니다. 무능함과 탈진의 위험성은 언제나 존재하며 그때마다 우리는 서로 도와야 하며 믿음에 의지하여 그것을 끊임없이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를 그대로 따라 하거나 모방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항해하는 배가되어
의식을 일깨우는 거품을 남기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그 거품도 이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우리를 따르고 싶다면 우리가 따르는 성령을 따라주기 바란다.
그 성령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성령 또한 세대마다 새롭게 추구해야 할 일이다.”
-17C말 요크셔발비에 거주했던 1세대 퀘이커교도-
제가 <공동체로 사는 이유>라는 책을 처음 접하고 3번 이상을 정독한 것 같습니다. 짧은 내용이지만 수련기 청원을 앞두고 공동체로 살 것인지 말 것인지 6개월 이상을 고민할 때, 그러니 공동체로 살 수 없어, 그래야만 살수 있구나, 그렇다면 살아볼까 하는 마음의 정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입니다. 게다가 올 1월14-15일 부르더호프의 이칸, 메리부부가 우리 마을을 방문하셔서 식구들과 귀중한 나눔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 전 책의 내용이 9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생생하게 살아서 그 부부로부터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청원을 할수 있게 해 주시고, 새 소임으로 긴장하고 있는 시기에 내 눈 앞에 현실로까지 보여 주신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느끼며 매우 감사하고 기쁜 사건(신비 체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글을 써 모든 이와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특별히 이칸, 메리부부께 감사드리고 공동체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깊은 존경과 사랑을 드리며 기도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 2013. 1.17. 최선아 스콜라스티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