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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나눔 2013년 5월 23일
김정훈 진길 아우구스티노
마태오 6장 1절~6절, 16절~18절 (자선과 기도와 단식)
<너희는 위선자들처럼 자선과 기도와 단식에 있어서 드러내 보이려고 하지 말고, 아무도 모르게 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
1. 먼저 위선자들의 입장을 헤아려본다. 그들은 왜 그토록 자신의 행동을 드러내 보이고 알리려고 하였을까. 내가 베푼 자선이요, 내가 하는 기도요, 내가 하는 단식이라는 데에는 바로 ‘나’를 드높이려는 의도가 드러나 있다. 그것은 곧 생색을 내기 위함이고 그러한 생색은 자신이 한 자그마한 행동을 크게 평가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함께 드러나 있는 것이다.
그들의 의도는 숨어 있지 않고 드러나 있다. 흔히 얘기하는 빤히 보이는 행동인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하지도 않은 일을 생색낸 것이 아니라 하기는 한 행동을 생색내는 데에 있고,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들은 이미 상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자체로 그들은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위선자들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위선자가 아니라는 전제로 생각해 보건데 위선자들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예수님께서 그러한 위선자들을 대할 때에 그들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라고 가르치실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미약한 자선과 형식적인 기도와 의미 없는 단식으로 말미암아 더욱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기에 자선을 구하며 기도를 구하며 동정을 구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2. 다음으로 나의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생각해 본다. 나는 어땠을까. 나는 누군가를 대신해 궂은 일을 했다 치면 며칠을 두고두고 이야기 한다. 소히 말해서 울궈 먹는다. 물론 어쩌다가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하고 묵묵히 자선을 베풀때도 있었다. 그렇다. 그런 적이 있었다고 지금 생색내고 있는 것이다. 기도는 더하다. 영적 선물을 적을 때에 소박하게 적으면 내가 쓴 것이 티가 나지 않게 중간쯤에 꽂아 넣고, 좀 많이 적었다 싶으면 맨 위에 보기 좋게 놓는다. 단식은 해본 적도 없으니 말 다했다.
3. 오늘 복음 묵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고민하게 된 시점이 있었는데, 바로 남의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대할 때에 알면서도 모른 척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였다. 다른 사람의 자선이 진실한 마음에서 베푸는 자선이 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의 기도가 오로지 하느님만 들으실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의 단식이 그 사람 혼자만의 고요하고 정갈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눈감고 고개를 돌려야 하지 않을까.
원래 오늘 복음 묵상은 다음의 기도글로 대신하려 했었다.
다른 이의 착한 행실을 보게 되거든 눈감게 하소서.
그의 행동을 보지 않고도 그가 착한 사람임을 믿게 하소서.
다른 이의 기도를 듣게 되거는 귀 막게 하소서.
그가 오로지 당신께만 온전하게 간절히 기도 드리게 하소서.
다른 이의 단식을 마주 하거든 돌아 서게 하소서.
하찮은 동정과 걱정으로 그의 고요한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와 당신 단 둘만 아는 그의 숨은 행동들을
당신께서 친히 갚아 주소서.
그리고 눈감고 귀 막고 돌아선 저의 이 숨은 행동도 함께 기억 하소서.
문득 생각난 노래가 있었다. 장사익님의 '바보천사'란 노래가사였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듣고도 못들은 척
보고도 못 본 척
좋아도 안 좋은 척
맛있어도 맛없는 척
엄마는 우리를 그렇게 키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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