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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예수님의 연민과 공감
작성자 : 박신부 조회 : 393           2020-04-12 08:27:25

주님수난주일강론 : 예수님의 연민과 공감

 

1. 찬미예수님! 주님 수난 성지주일 오늘 복음은 평소와 달리 예수님 시대의 예루살렘 시민이 되어 역할극처럼 참여해서 들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 처형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했었을까?를 묵상케 합니다.

 

2. 예수를 죽일 음모를 꾸미고 관철시켰던 예루살램 유대 지도자들과 성전 사제들의 역할,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의 역할도 있고

체포되던 순간에 도망을 치던 제자들

재판받는 중에 나는 예수가 누군지도 모르오하고 잡아떼던 베드로

하급 공직자로서 시키는 대로 예수님을 체포하고 매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았으며 임무를 수행했을 뿐인 경비병들과 로마병사들

예수를 빌라도 총독에게 기소하며 처형을 주도했던 대사제 가야파.

빌라도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빌라도와 그의 아내.

군중 심리에 부화뇌동하여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라고 외쳤던 군중들

 

3. 십자가 아래까지 따라가 흐느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어머니 마리아와 막달라 여인과 수산나.

어쨋던 예수님을 살려보고 싶어 했던 산헤드린 의회의 온건론자 니고데모

키레네 사람 시몬,

십자가 위헤서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하고 생애 마지막 애원을 드렸던 우도.

갈릴래아부터 예수님께 희암을 걸고 따라왔다가 만사가 물거품이 되고 만, 예수님의 죽음에서 자신의 죽음을 체험하면서,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우리를 버리시나이까?‘ 하고 탄원하던 갈릴래아 하층민들.

예수님께 보탬이 되진 못했지만 시신을 거두어 무덤에 묻어드렸던 아리마태아의 요셉같은 역할도 있었고..... 당대에 살고 있었다면 여러분은 어떤 역할을 맡았을 것 같습니까?

6. 교우 여러분. 사순절에 주일미사도 봉헌하지 못하고 지낸, 2020년 사순절 마지막 성주간이 오늘부터 시작되고 다음 주에는 예수님 부활을 경축하게 됩니다만.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린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저희 산위의마을 가족들은 산골짝에 살기 때문에 평상처럼 일하면서 매일 새벽이면 미사를 봉헌하고 금요일에는 뒷동산에서 십자가의 길도 바치고 사순피정과 고해성사도 하면서 지내 왔습니다.

예수님의 골고타 언덕에 목격자로 있었던 당대인들처럼 우리는 병고의 십자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겁한 역할도 있을 수 있고 용감한 역할도 할 수 있겠습니.

 

7. 이런 환란의 때를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는 여러분에게 사순절 마지막 보속으로 영적독서 하나를 권하고자 합니다. ‘

알제리아 출신 철학자이자 극작가로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알베르 까뮈[페스트] 라는 소설을입니다. 묵상에 훌륭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페스트는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박테리아인데, 1342년 창궐하여 2,500만 명, 유럽 인구 1/3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인류 최악의 재앙이었다 하지요.

 

8. ‘페스트란 소설은 1945에 발표된 작품인데요. 이미 800년이 지나 완전히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페스트가 알제리아 오랑이라는 한 해변도시에 나타나 들불처럼 감염됩니다. 정부의 폐쇄조치로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해 죽음만을 기다리며 고육분투 하는 상황을 그린 내용입니다. 누구나 살고 싶어 몸부림치는 공포와 절망상태에서 오랑의 시민들은 어떻게 서로 연대하고 협동하며 흑사병에 대처하는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9. 소설의 주인공 의사인 리외와 프랑스 신문기자로 취재를 갔다가 봉쇄로 갇혀버린 랑베르모두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인물들입니다. 대단히 이기적이고 욕망이 가득했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평소에는 돈을 밝히고 가족만 챙기던 의사 리외는 아내를 산골에 데려다 놓고 환자들을 맞아 치료에 전념합니다. 신문기자 랑베르는 취재수첩을 접어 넣고 의사 리외와 함께 보건방역대를 조직하여 환자 구출에 나섭니다. 10개월이 넘어 어느 정도 도시 봉쇄가 풀리자 랑베르기자는 프랑스의 약혼녀가 찾아왔는데 이들을 두고 떠난다면 나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면서 알제리 민중들의 삶에 투신합니다. 사순절 영적독서로 꼭 한번 읽어보시고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10. 지난 125일 조선일보의 박수찬 이란 기자가 중국에 갔다가 우한을 탈출한 무용담을 게제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만. 절대 공포와 위기의 상황에서 인간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회개하는 마음에는 하느님의 사랑과 영혼이 살아있기 때문에 하느님의 성령이 여러분의 삶을 통해 드러날 것을 믿습니다.

 

11. 글로벌적인 환란의 때입니다. 학교는 개학을 못하고 직장은 불안하고 일상생활이나 생업활동이나 국가경제나 지금 어렵고 힘들지 않은 사람이나 국가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묵묵히 애쓰고 계신 이들의 뜨거운 헌신과 열정을 보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 모두는 이기심에 가득차고 허약하기 그지없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아름다운 인간성과 사랑과 생명평화의 마음이 봄풀처럼 살아있었구나 하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13세기 페스트나 21세기 코로나19나 공포와 환란의 때에 인간의 본성이 드러납니다. 어려울 때 드러나는 평범한 시민들 상호간의 배려와 협동심에서 하느님의 마음과 선한 의지를 지닌 이웃들이 많고 그래서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12. 동시에 정부의 노력을 비웃고 방역에 실패하기를 고대하는 듯 코로나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숨겨진 인간성도 드러나게 하고 있습니다. 불편하지만 서로 연대하여 극복하고자 애쓰는데 방역수칙에 동참하지 않고 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가 세인들의 빈정과 불신을 사고 있습니다. 종교인이 이러하다면 누가 종교를 신뢰하고 교회에 나오겠습니까?

자기 믿음만이 절대 옳다고 믿는 그 잘못된 믿음 때문에 예수님은 십자가에 처형되신 것입니다. 나의 믿음이 타인의 생명과 행복을 해친다면 그것은 잘못된 믿음입니다. 혼자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에는 하느님의 영이 함께 하시지 않습니다. 그런 신앙에는 예수임의 십자가도 없고 천당도 구원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분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13. 오늘 역할극으로 복음을 봉독했습니다만 우리는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정치적 선택에서나 해야 할 역할이 있고 해서는 안될 역할이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인이기 이전에 이웃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국민이고 민족의 구성원이며 정치적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그래서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에서도 시민으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 나아가 진실로 공동선을 위한 모범된 역할을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다가왔습니다. 비록 종교지도자라고 할지라도 잘못된 선동에 무작정 따라간다면 대사제 가야파의 편이 되고 빌라도의 편이 될 것입니다.

 

13. 나의 정치적 성향과 내 유익함으로서가 아니라 후보자의 지나온 삶이, 연민과 공감이 있는 삶이었는가를 검증해 보고 투표하십시오. 탐욕과 권력에 눈먼 인물에게 투표하는 것은 십자가에 못박으시오!’를 외치던 군중의 우매함과 같은 나쁜 선택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했던 인물들처럼 예수님의 처형에 동조했던 역사의 인물들도 모두 자기 선택 행위가 반드시 옳다고 믿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14. 을사늑약으로 나라를 넘긴 을사오적도 민족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옳은 믿음이었다면 왜 우리는 3.1운동을 기념하고 4.3항쟁을 기념하고 4.19, 5.18을 기념하는 것입니까? 역사에 희생된 영령들의 죽음이 십자가를 넘어 부활로 오고 있지 않습니까? .

내 믿음대로 결정하지만 우리 행위의 평가는 역사가 하는 것입니다. 역사의식으로 바라보는 선택과 실천이 내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15. 그래서 역사는 언제나 위대한 스승입니다. 인류 역사 중에 가장 큰 사랑과 정의의 스승, 생명 평화의 스승으로 신봉하며 예수의 복음을 따르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교 신앙입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우리도 그리스도인이기 전에 민주시민으로서 한표를 행사해야 합니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외쳤던 우매한 민중들의 믿음 때문에 예수께서 죽음을 당하셨다면 오늘 우리들의 깨어있는 의식이 생명 평화와 부활의 길을 열게 할 것입니다.

16. 이웃에 공감하는 것이 연민이고 하느님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바로 신앙 입니다. 십자가 위에 죽어가는 예수님의 고통을 구경꾼 입장에서 제3자의 눈으로만 보는 사람에게는 예수님의 죽음은 한낱 젊은 예언자의 정치적 타살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되면 결코 예수님을 영접할 수 없습니다. 성체성사도 공허한 형식일 뿐입니다.

 

사순절 수행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간과 삶에 대한 공감능력을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병자를 치유해 주시던 능력은 바로 연민의 정이었습니다. 연민의 정으로 인간을 대하는 이에게는 공감의 능력이 있고 약자에 대한 존경심과 긍휼함과 공감의 영성이 있습니다. 마음을 열어 이웃의 아픔에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발견하도록 노력하십시오. 그 마음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예수님의 사랑과 연민의 능력이 함께 하셔서 하시는 모든 일에서 능력을 드러내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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