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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8일 연중 제22주일 (D+573)
오늘은 연중 제22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새 계약의 잔치로 부르십니다. 주님의 잔칫상에 앉은 우리는 모두 한 형제임을 깨닫고,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고통받는 사람들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공경합시다.
찬미예수님!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겸손하여라. 그러면 주님의 은총을 받으리라.” (집회3,18)
오늘 1독서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세상에는 높고 귀한 사람이 많습니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오묘함을 겸손한 사람에게 드러내십니다. 하느님께서 겸손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만한 사람의 불행에는 약이 없습니다. 마귀가 오만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어느 바리사이 지도자의 식탁에 앉아 계십니다. 그날 초대받은 사람들이 서로 윗자리에 앉으려고 신경 쓰는 것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누구에게서 혼인 잔치에 초대받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시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교훈 하나를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추어지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높여질 것입니다.”
예수님은 식탁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십니다. 그들은 모두 사회적 · 경제적 수준이 집주인과 비슷한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그들이 초대를 받았지만, 그들은 언젠가 집주인을 초대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관행입니다. 사람을 초대하는 사람은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 되돌려 받을 것을 염두에 둡니다.
우리가 당연시 하는 세상의 질서에 대해 예수님은 세상과 다르게 가르치십니다. 높은 자리를 탐내지 말고, 낮은 자리를 차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을 잔치에 초대할 때는 되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베푸는 잔치가 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초대하고, 그들에게 베풀어서 그들이 행복한 이웃이 되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우리의 관행과 예수님께서 가르침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소중합니다. 이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이 대우받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과대 포장하려고 합니다. 자신이 입은 옷으로, 자격증으로, 주어진 지위로, 혹은 가진 재산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드러내어 자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각하려 합니다.
우리는 또 자신이 베푼 만큼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것이 손해 보지 않고 현명하게 사는 생활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웃의 사정을 고려하는 데에는 인색합니다. 우리는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이 자신만을 확대해서 보려고 합니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에 나타나는 하느님 자녀의 행동 방식은 다릅니다.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우리의 관행과는 대조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를 중심으로 생각하십니다. 당신 자신을 드러내거나 높이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자비롭고 사랑하는 분이라 믿고 그분의 자비와 사랑을 배워 실천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살라고 가르치십니다. 자비와 사랑은 자신을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비롭고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서 이웃의 입장에서 이웃을 보고 이해하며 보살핍니다.
하느님께서는 스스로 낮추셔서 세상에는 자연 질서가 있습니다. 계절 따라 자연은 변하고, 그 아름다움은 우리를 감동시킵니다. 자유로운 인간이 실천하는 사랑은 우리에게 늘 감동을 줍니다. 감동과 행복은 자유로운 인간에게만 가능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삶에는 자신을 낮추고 베푸는 하느님이 그 중심에 살아 계십니다. 자신을 낮추고 베푸는 마음이 참으로 자유로운 마음입니다. 우리가 더 높은 지위와 더 많은 재산을 갖기 위해 무자비하게 달렸을 때, 남는 것은 씁쓸함과 살벌함입니다. 하느님을 외면하고 생명을 짓밟고 죽여 버린 씁쓸함입니다.
우리는 가진 이에게는 관대하고, 못 가진 이에게는 인색합니다. 생색나는 일에는 관대하고, 생색나지 않는 일에는 인색합니다. 우리는 신앙도 우리가 잘되는 데 도움을 주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타산적인 우리가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질서는 자신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근성에서 해방된 자유입니다. 한번 깨달아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실패를 무릅쓰며 배워야 하는 자유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일도, 되돌려 받지 않고 베푸는 일도, 많은 실패를 겪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질서입니다.
자신을 높이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 준 만큼 받아 내고 싶은 마음이 우리 안에, 우리 살과 피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새 살과 새 피가 우리 안으로 흘러들어야 합니다. 그분의 말씀과 실천이 우리를 비추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에 참여하게 하는 성체성사가 우리를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스도 신앙의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배워 하느님의 자유로운 자녀가 되는 데 있습니다.
겸손이야말로 모든 덕의 어머니이고 또 하느님 앞에 첫째가는 의무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절대로 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위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스스로 올라가는 사람은 불행합니다. 닫힌 세상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만한 사람은 수시로 넘어지고 떨어지게 됩니다. 좀 부끄러워도 내려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가진 사람이 하느님을 참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겸손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하느님께서는 낮은 곳에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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