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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내게 필요한 것은 이웃에게도 필요합니다.
하늘과 땅, 대기는 모든 존재들의 것입니다. 인간의 소유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은 땅에 경계의 금을 그어 놓지 않았고 등기부도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하늘과 땅은 영원합니다. 자신만을 위해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영원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진실로 거룩한 사람은 자신만을 위하여 살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웃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배려하며 가진 것을 공유하고 나눕니다. 지상에서 서로 하나인 몸으로 여기고 살았기 때문에 천상에서도 불멸의 생명을 누리는 영원한 존재가 됩니다. 천상의 성인들이 곧 그러한 분들입니다. 천국 영생은 이미 지상의 삶에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
32. 친절은 사람과 세상을 바꿉니다.
지식인이란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을 쌓은 사람입니다. 인격자란 지식뿐 아니라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예의염치를 겸비한 사람이며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온전히 깨달은 사람입니다. 지식인은 타인의 무지를 깨우쳐 주는 일에 기여합니다. 인격자는 친절을 베풀며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 줍니다. 친절은 일상 가운데 기쁨과 믿음을 일으켜 내는 기술입니다. 친절한 성품은 이웃에게 기쁨을 주는 방법으로 삶을 변화시켜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식이 많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를 깨우쳐줄 능력은 없지만 친절할 수 있는 능력만은 가지고 있습니다. 친절한 사람이 되려면 무조건 친절을 베풀면서 백 일, 천 일이고 생활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먼저 내 인격과 품성에 큰 변화가 오고 그 보다 앞서 공동생활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친절은 믿음을 갖게 하며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만들고, 지루한 것을 즐거움으로 바꾸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
33. 회개는 영혼을 기쁘게 합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내면 깊은 곳에 신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너와 나의 마음 깊은 곳에 하느님의 마음도 함께 계신다는 말입니다. 하느님을 경외한다면 타인의 마음에 계신 그 분의 뜻을 존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마음에 계신 하느님을 배척하는 불경의 죄를 짓는 것이 됩니다. 뉘우침이라는 것은 하느님의 강하신 선(善) 앞에서 자신이 악하고 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회개는 자신의 어긋난 관행을 정화하여 영혼을 기쁘게 하고 하느님의 뜻만을 따르는 합일의 삶에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선포입니다.￡*
34. 먼저 마음을 얻으십시오.
누군가와 사이가 좋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야 태연한 척 하지만 내심으로는 함께 일하는 것은 물론, 심하면 얼굴 대하기도 싫어할 수가 있습니다. 객관성에서 볼 때에 내 견해가 옳은 것이 분명한데도 자기 의견만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때에는 그 사람을 책망하고 원망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책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에게 당신의 마음과 정성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른 것보다는 그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어떤 사안의 옳고 그름보다는 자기가 좋아하고 신뢰하고 있는 사람인가를 먼저 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35 말할 때는 진실과 정성을 다하십시오.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진실하게 전달하고 싶다면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말해야만 합니다. 타인이 내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적어도 두 가지 중 하나의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곧 거짓을 말했던가 아니면 정성과 마음을 다하지 않았거나 입니다. ￡
마음과 정성으로 말한다는 것은 사실을 분명히 전달하자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내 생각을 정확하게 전하려는 것은 필요하지만, ‘사실’이란 것은 진실과는 다릅니다. 법은 사실로 판단하고 하느님은 진실을 봅니다.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꼭 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진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
36. 온 마음으로 사랑하십시오.
‘하느님을 두려워하라’는 가르침은 성서나 교리에서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심판을 두려워하기에 앞서 하느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해야만 합니다. 두려운 대상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면 그 분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고 진실한 믿음을 갖게 되어 세상의 어떤 대상에도 두려움이 없게 됩니다. *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만이 하느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계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하느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리게 됩니다. ￡
그리고 하느님의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것들을 자신도 사랑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37. 공동체는 하느님 나라의 성사입니다.
진실로 공동체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공동체가 하느님께서 우리 시대를 구원하기 위해 세우신 ‘노아의 방주’라는 사실에 대한 믿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맘몬의 우상과 탐욕에 빠진 세상에 종말이 다가 왔다! 나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구원의 방주를 찾아 온 것이다!’ 라는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공동생활을 살아가십시오. *
진실로 하느님을 섬기고자 한다면 더 순수하고 더 확고한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였으니 또한 말로 할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다.’고 했으니, 또한 우리들 마음속에도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는 믿음 때문에, 우리는 공동체가 우리 시대의 삶을 정화하고 치유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공동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한 하느님의 의지이며 하느님 나라의 성사라는 믿음을 새롭게 고백해야 합니다. *
38 믿음으로 두려움을 이겨내십시오.
어려운 일에 직면할 때마다 나는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왜 도와주지 않으실까 원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하느님을 섬기고 뜻을 따르는 것이 나의 의무인 것이지, 나의 요구를 섬기고 내 뜻을 따르는 것이 하느님의 의무는 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러자 곧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겼습니다. ￡
하느님의 의지에 한층 합일될수록 그만큼 행동은 더 자신 있게 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은 세상 사람의 판단을 개의치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하느님의 마음이 항상 우리들 마음 안에 깃들어 있다는 믿음 때문에 우리는 어떤 두려움도 느낄 필요가 없게 됩니다. 내가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내 안에 계신 하느님께서 나의 일을 대신 시작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39. 사랑하는 일을 계속하십시오.
누군가로부터 억울함을 당하거나 무시당하고 모욕을 받았을 때를 가정해 봅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불타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렇더라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으니, 사람이란 누구 할 것 없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그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
그가 나를 어떻게 대했느냐에 괘념치 말고 형제자매로 사랑하십시오. 그 역시 하느님의 자녀이고 나의 형제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복수하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실행으로 옮기는 순간까지는 우선 여유를 가지고 말없이 선으로 대하면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면 서로 선의의 대화가 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40. 예술의 사명은 거룩합니다.
예술을 단지 아름다움이나 즐거움을 음미하는 쾌락이나 오락의 수단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음식은 영양소 공급이 본질이듯이 예술의 본질은 현실과 이상의 삶 사이의 진지한 의사소통입니다. 그러므로 예술은 인간 생활의 조건입니다. 좋은 감정은 건강에 유익한 것이니 예술은 건강에 좋은 감정을 퍼트리는 바이러스 같은 것이라야 가치가 있습니다. 좋은 감정을 우리는 선(善)이라고 부릅니다. 진(眞)과 선(善)은 종교적입니다. 가장 진실한 내용과 선한 감정을 많은 사람들에게 감염시키는 예술의 사명은 거룩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두 가지만은 예술로서 거부합니다. 하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고, 또 하나는 외설스런 것입니다. 그것은 먹을 수 없는 음식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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