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은 세 가지 境地로 이뤄진다. 山水詩를 짓는 데는 物境, 情境, 意境이라는 경지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시작만이 아니라 산수화, 음악의 과정이기도 하며, 복음을 묵상하고 관상하는 과정이 된다.
1) 물경(物境) 사물의 경지
물 솟는 바위와 구름 낀 산봉우리 광경을 펼치는데, 가장 아름답고 아주 뛰어난 곳을 신성하게 마음에 새기고 자신을 그 경지에 둔다. 자신이 그 경지에 있는 것을 내 몸속 마음에 두고서 그 경지를 바라보면 내 손바닥 속에 있는 듯이 분명해진다. 그렇게 한 뒤에 상상력을 사용하면 그 경지의 이미지가 뚜렷해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미지를 형태의 묘사로 얻게 된다.
2) 정경(情境) 정서의 경지
재미로움, 즐거워함, 근심함, 감사함, 원망함을 모두 생각에 펼치어 그것을 물경 속에 있는 내 몸의 마음에 둔다. 그러한 연후에 상상력을 집중시키면 내 몸 속마음으로 그 정감을 얻게 된다. 정감은 산수 형상이 담고 있는 그대로의 느낌이다.
3) 의경(意境) 의식의 경지
이것 또한 생각에 펼치어 내 몸속 마음에서 상상하면 어디서나 물경과 같은 참된 것을 얻게 된다. 몸 안에 있는 의식이 문장(시)이 되고 그림(산수화)이 되고 음악(곡)이 된다.
******************
* 복음 묵상과 관상기도에도 그렇게 따르면 좋다. 신학에서는 인간 의식의 구조를 이성, 감정, 의지로 분석하는데 이를 왕창령은 물경, 정경, 의경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냐시오 영성수련에서 활동되고 있는 묵상 안내이기도 하다.
1) 物境(상황: 동거동행)
예수님의 행적 곁에 나를 둔다. 동행하면서 말씀을 듣고 치유와 구마의 모습을 곁에서 제자들과 함께 일행이 되어 따라다니면서 동고동락 하는 내가 된다.
2) 情境(심화: 공감합일) : 예수님의 연민의 표정과 눈길을 지켜보면서 치유 받은 이들의 기쁨과 정서를 공유한다. 그들의 심정에 온전히 공감한다. 내가 예수님의 연민의 마음이 된다.
3) 意境(동시성: 의중일체) : 예수님의 뜻과 가르침이 나의 내면에서 매순간의 사물 판단과 행위를 결정하게 된다. 어떤 경우라도 예수님의 의중이 반영된다. 의중일체는 나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주부적 관상’의 차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