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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할 것과 미워하지 말 것 “원수를 위해 기도하여라!”(마태 5,43~48) 나에게 원수로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미국의 제국주의 악령, 금융세력과 살상무기와 핵산업, 탐욕의 화신 몬산토와 그 마피아... 그리고 최고 천재로 산업의 좀비로 사는 과학자들입니다. 하느님 영의 몸인 사람에게 ‘나쁜 일’은 웬수들이 하는 거라 여기고, 마을 가족과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나는 ‘싫은 일’들은 미움이라 여기고 삽니다. 사람이 내어품는 것들은 여러 가지 이고 그 중에 사랑도 미움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미움의 대상이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참기도 하고 화를 내어 제압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미움 중에 가장 독한 미움은 드러내지 않는 분노입니다. 압축 공기와 같아서 작은 가시에도 폭발할 것이니 해결이 아닙니다. 미울 때는 미워해야 합니다. 문제는 무엇을 미워할 것인가?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움’의 실체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의 모양새(짓거리)인가? 누군가의 짓거리가 미워서 그를 미워하는가? 아니면 사람이 미워서 그가 하는 짓이 미운 것인가? 요게... 시작은 ‘짓의 미움’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그의 화상만 봐도 밉게 되어 버리게 된 혼란이라. 예수님은 산상설교에서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원수가 되었고 왜 미워하게 되었을까요? 그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상처란 솔직하게는 내가 그에게 신뢰받지 못했고 존중과 사랑받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것일수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내 뜻을 따르지 않고 태도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의 태도가 바뀌어 이제 나에게는 잘하고 타인에게는 여전히 나쁘다면 그것을 사랑인가 미움인가? 나는 ‘미운 짓’과 ‘미운 짓의 사람’을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존재 자체를 미워하게 됩니다. 모든 존재는 자체로 신의 창조성과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줍니다. 그렇게 창조되었고 아름답기에 미움이 없습니다. 산에 홀로 피어있는 나리꽃은 그의 자태로 아름다움과 향기를 내 품고 벌과 나비와 새들에게 자기 꽃가루와 열매를 내어즙니다. 그렇게 다른 생명을 살리며 자신도 번식합니다. 자연은 늘 자신의 것을 덜어내어 부족한 것을 채워줍니다. 한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도 타자의 행복을 도와줍니다. 사람도 본래 존재 자체로 아름다우며 무엇인가를 위해서 내어주면서 살아갑니다. 유기적 생명성은 누구에게나 부여된 존재 자체의 아름다움이며 원수와 은인을 불문합니다. 원수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원수를 미워하게 된 그 태도나 행실을 제회한 나머지 모습은 모두 존재와 인간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애증(愛憎)이란 실체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은 불이고 물은 물이지 불이면서 물일 수는 없지요. 이건 무척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미워할 때는 사랑할 시간이 대기중이니 미움이 무력하고 사랑할 때는 아직 미움이 없으니 행복합니다. 존재에 대한 사랑에서 미움을 흠집으로 분리수거해버리면 모든 것은 다시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원수를 사랑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음을 인정하십니다. 그러니까 미워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만도 있고 그것은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젊은 연인들이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은 흔하지요. 사랑에 눈이 멀면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해 버리기 때문에 그 질곡을 보지 못함의 문제입니다. 미움도 사랑처럼 눈을 멀게 만듭니다. 그의 모든 것, 그의 객관적인 면들 마저도 미움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래서 미워 감정을 다룰 때는 먼저 자신의 눈을 크게 떠야 하겠지요. 그러면 그의 다른 면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존재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비결입니다. (2016. 6. 14) * 구름이 잔뜩, 비가 오려나? 내 마음은 쾌청으로 맞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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