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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7주일 7월 28일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 넣어야 짜다.'는 속담 알아요? 그냥 머리로만 알아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부뚜막에 소금이 있는 줄 안다고 해도 그것을 집어서 국 솥에 넣지 않으면 국 맛을 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무엇을 아는 것과 아는대로 하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 수가 있으니까요. 사람이 무엇을 안다고 할 때 머리로 아는 것만으로는 정말 안다고 할 수 없고, 그것을 몸으로 알아야 비로소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몸으로 안다고 하는 말은 머리로 아는 바를 그대로 실천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무엇을 아낟고 해도 그대로 하지 않으면 아는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알고 있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안다는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나는 부뚜막에 소금이 있는 줄 안다."고 백날 말해봤자 그것으로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것으로 국 맛을 낼 수 있나요? 많은 사람이 이렇게 아는 것으로 자기가 무엇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모르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아는 것보다 모르는게 더 나을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자기가 안다고 우쭐대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업신여기는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을 테니까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아나요?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 물건을 다 빼앗기고 매를 맞아서 죽게 되었는데 마침 그 곁을 지나가던 사제와 레위인은 못본척 하고 지나가고, 사마리아 사람은 그를 보살펴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예수님은 율법학자에게 묻습니다. "세 사람 가운데 누가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었느냐?" 율법학자가 대답했습니다. "그에게 사랑을 베푼 사람이지요." 알기는 잘 알지요? 그렇게 쉬운 것을 누가 모르겠어요?
소금이 짜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예수님이 그에게 다시 '정답'을 알려주십니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천국의 아이들! 남보다 먼저 많이 알아야 살아 남는다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인류가 망한다면 너무 많이 알고자 하느라고 정말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일 것이다."
오늘 독서의 아브라함과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우리 모두는 중재자가 되어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중재자의 길은 대단히 고달프고 험난할 것입니다. 외롭고 쓸쓸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보람 있는 길이요, 멋지고, 위대한 길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렇게 걸어가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중재자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하느님과 세상 사이에 있던 벽을 허물어 버리고, 화해와 용서로써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백성은 당신 자신의 고난과 죽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은 당신 자신의 고난과 죽음이었습니다. 성부는 그래서 당신 아들의 희생을 보시고 인류를 죄에서 용서해 주셨습니다. 닫혔던 하느님 나라의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중재자는 희생이 필요합니다. 다시말해 죄 없이 얻어맞는 아픔을 감수해야 합니다. 남이 맞아야 할 것을 내가 맞음으로써 그 이웃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시대는 참으로 악한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라 곳곳에 썩지 않는 부분이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썩은 오물이 들어가니 사회 모든 부분이 썩어 있습니다. 각종 대형사고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나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자기 일은 제쳐놓고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살 맛이 납니다.
우리는 그래서 중재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친구를 위한 중재자의 모습이 나옵니다. 한밤중에 친구를 찾아가서 빵을 꾸어 달라고 귀찮게 조릅니다. 주인은 성가셔서 대답도 하기 싫은데 뻔뻔스럽게도 계속 조릅니다. 그러자 주인은, 마음이 내키지도 않았지만 하도 귀찮게 구니까 친구의 청을 들어줍니다.
사실 그 친구도 자기가 먹으려고 빵을 꾸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자기를 찾아온 친구를 대접하기 위해서 체면불구하고 밤중에 어려운 부탁을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가운데서 욕먹으며 요청하고 조정하는 자를 중재자라 하며, 이들의 기도를 중재기도라고 합니다.
세상은 중재자들에 의해서 구원받고 있습니다. 악인이 아무리 많아도 의인들이 많기 때문에 세상은 여전히 용서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멋지게 살도록 노력합시다.
진정 사람답게, 양심 바르게,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으로 살도록 합시다. 거기에 인생의 참 아름다움과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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