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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부끄러워하고 부끄러움을 알자!
작성자 : 공원표야고보 조회 : 782           2019-10-04 17:54:48
  식별은 중요하다. 이게 안 되면 싸우지 말아야 할 것을 가지고 아귀다툼을 한다. 이게 잘 되면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화해를 한다.


  우리 사회는 오늘날 정치노선의 차이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이다. 이 비극은 교회 안에까지 심각하게 그림자를 드리운지 오래이다.


  교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소위 '노선' 이라는 것이 있다. 진보다 보수다 하며 편을 가르는 어리석음을 범하기 일수이다. 하지만 노선의 차이가 결코 편가름이나 분열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노선의 차이는 단지 주님께서 잠정적으로 허락하신 역할 분담인 것이다.


노선보다 우선인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똑같이 지니는 정체성이다. 이 정체성을 중심으로 우리는 각자 어떤 노선에 몸담고 있건 동료의식을 지녀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연합할 줄 알아야 한다.


  정의의 이름으로 서로 손가락질을 즐기고 단죄를 일삼는 시대에,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이 뜻하는 바는 크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성 프란치스코는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말씀을 글자 그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사순절 어느 단식일에 주방일을 하던 한 형제가 프란치스코에게 와서 이렇게 일러 바쳤다.

  "어느 형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주방에 남아 있던 죽을 누군가가 훔쳐 먹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 형제에게 말했다.

  "남은 죽을 가져오시오. 우리 다 같이 나눠먹고 죄를 지읍시다."

  단죄보다 용서, 분열보다 일치를 소중히 여기는 성프란치스코의 사랑 깃든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사도 바오로는 신자들 간에 분열과 이간질이 난무할 때, 단호하게 신자들에게 말했다.

  "우리에게는 아폴로 파도 없고, 베드로파도 없고, 바오로파도 없다. 오직 그리스도파만 있다."


  사실 파벌은 어디에나 있다. 이와 더불어 파벌을 조장하는 이간질 꾼도 공동체가 있는 곳에는 꼭 있다. 추기경님들 사잉에도, 주교님들 사이에도, 사제들 사이에도, 수도자들 사이에도.


  예수님의 제자들 사이에도 있었다.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가 그가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병도 고치는 기적을 하고 있었다. 제자들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를 이유로 걸고 그가 하는 일을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예수님의 눈에는 '따르지 않는 것'과 '반대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교회 공동체는 독점되어서도 안 되고, 배타적이어서도 안 된다. 넓은 마음으로 좀 더 대범하게 울타리를 열어 놓아야 한다. 밖에 있는 사람들을 관대한 마음, 관용의 자세로 받아 들여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 다시 말해 아주 작은 도움과 위로를 보여주는 사람일지라도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구원과 사랑과 축복을 약속하신다.


  우리들만 선택받았고 하느님과 가깝다는 오만함, 한 없이 너그러우신 하느님의 자비를 좁쌀만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편협함,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하는 적대감을 버려야 한다.


  또 나눔과 섬김과 베풂이 공동체 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모든 이에게 행해져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에게 공동체 안에서 가져야 할 자세와 공동체 밖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자세를 생각해 보자.


  죄를 짓는 것을 잘라버리고, 빼 버리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자신과 교회 공동체에 대한 엄격함과 단호한 결단을 뜻한다.


  개인 스스로 죄의 원인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 죄를 짓게 하지 말라는 말씀일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해서도 내부의 악한 것, 공동체의 일치를 해치고 미움과 갈등을 조장하는 요소들에 대한 엄격함과 단호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표현이 생겨난  것은 박해와 시련으로 공동체 유대가 깨지고 배교자들이 생겨났던 초대교회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관대함과 엄격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에 관대할 수 없다. 또한 모든 사람에게 엄격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것에 관대할 지, 또 어떤 것에 엄격할 지를 식별해야 한다. 관대해야 할 것에 엄격하고, 엄격해야 할 것에 관대해지면 안 된다.


  자신의 욕망과 욕심에는 절대 관대해지지 말고,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에도 관대해지지 말자.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에 엄격해지지 말고, 다른 이들에 대한 수용과 이해에도 엄격해지지 말자. 그러면서 더 부끄러워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우리를 하느님 앞으로 더욱 가까이 이끌 것이고, 새 마음과 새 몸을 가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이다.


  부끄러워하고 부끄러움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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