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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두려움은 내게 맡겨라
작성자 : 박신부 조회 : 1158           2020-05-12 10:00:04

두려움은 내게 맡겨라

(요한 14,27-31)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 이성(理性)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萬物)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수록되었던 소설가 우보 민태원 선생의 청춘예찬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우리 시대 청춘의 피는 어디에서 끓고 있을까요? 세상의 변혁을 고민하며 토론하는 대학 써클룸일까? 적폐청산을 외치는 촛불에 있을까? 고속도로를 달리는 어린 커플들의 스포츠카나 외국여행지의 호텔에 있을까? 아니면 좌절과 번뇌의 가슴앓이를 하며 방황하는 거리에 있을까?   

저도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한 홍대앞 서교동 성당에 주임신부를 지낸 적도 있습니다만 이태원 홍대 앞 등 클럽이라는 춤,술집에는 일부 젊은이들이 좋아하고 어쩌다 한번 씩 가기도 하는 곳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요, 지난 주 이태원 클럽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를 보면서 젊은 회사원, 군인, 간호사, 교사 등 직업불문 연령불문으로 대단히 광범위 하고 일상화 되어 있는 향유의 문화였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주로 칩거하기에는 너무 견딜 수 없는 긴 시간일 수 밖에 없는 열정은 젊음의 특권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입맛이 몹시 씁니다.   

5포 세대라고 할 만큼 희망이 보이지 않고 박탈감만을 안겨주는 가히 자본주의 종말의 시대탓도 있겠지요. 이성과 감성의 혼돈, 혼란과 방황, 금수저가 아니라면 예측불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좌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고 간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혼돈’, ‘마음이 산란하다.’의 상태는 목표가 보이지 않거나 길을 알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길을 안내해 주는 이만 믿고 가는데 길잡이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방황합니다. 가는 길이 맞는지? 잘못 간 길은 멀리 갈수록 되돌아 와야 할 거리도 멀게 될 것이니 길 잃은 나그네의 혼란스러움 자체겠지요. ‘두려움’, ‘겁나다는 사태의 종국이 어떻게 될지 불안함을 의미합니다.   

혼돈과 두려움은 인간 실존의 본질적 요소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도 게세마니 동산에서 그런 혼돈과 두려움의 시간에 떨며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늘의 법을 믿었고 그래서 아버지, 내가 마셔도 되지 않을 수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치워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하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완전히 내어맡기심으로서 주어진 길을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도록 포기하지 않았고 완주하심으로 부활의 생명으로 일으켜졌습니다.   

두려워 말라.”는 성서에 너무 많이 나오는 말씀이지요 .영혼과 마음의 혼돈스러움은 하느님의 법을 따름으로서, 최고의 두려움인 죽음은 하느님께 내어맡김으로서 해결하셨습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와 양심을 따르고 나의 두려움을 주님께서 맡아주시도록 온전히 맡길 때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평화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자아의 자유를 허락하심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아버지께 맡기심으로서 自我가 없으신 분입니다. 죽음의 두려움도 모두 내어드렸기에 오직 하느님의 뜻만이 드러나시게 된 것이 부활이었습니다. 삶의 번뇌와 고난과 두려움도 내가 해결하고자 애쓰고 몸부림치면 주님께서는 그렇게 하도록 내 자아의 자유를 허락하십니다. 그러나 나의 자아를 주님께 맡겨드리면 주님께서 해결하십니다. 내 삶의 모든 문제들은 주님의 문제가 되어 당신의 뜻대로 해결해주십니다. 우리는 그 뜻을 받들기만 하면 됩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애쓰고 몸부림치며 구하다가 향락과 술과 마약으로라도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클럽이 성황하는 배경입니다. 그리스도인의 평화는 주님으로부터 옵니다. 나의 모든 문제가 주님의 손에 맡겨졌기 때문에 나는 기도하고 찬양하며 주님의 손길이 되어 배려와 헌신, 봉사의 생활로 이웃과 손을 잡고 노력하면 할 일을 다한 것입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영접되신 주님께 나를 차지하도록 모든 것을 내어드리는 생활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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