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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연중 27주일 (군인주일강론) 군인주일은 청년주일
작성자 : 박신부 조회 : 151           2020-10-03 20:09:09

2020. 10. 4. 연중 27주일 (군인주일강론)

 

군인주일은 청년주일  

1. 추석 명절 행복하게 지내고 계시지요?

오늘 주일은 우리 한국교회가 군인주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군인주일이면 군종사제로 파견되신 신부님들이 본당 교우들에게 군인주일 강론을 하시는 주일입니다만. 금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여의치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주일만큼은 교구 신부로서 이 시간 전후방 곳곳에서 국방의 의무에 헌신하시는 국군 장병들에게 이 군인주일 강론을 바치고자 합니다.

특별히 자식을 군에 보내고 무슨 사고 뉴스를 들을 때마다 노심초사 하고 계시는 모든 부모님들과 군인 가족들 여러분들에게 먼저 위로와 감사의 말씀도 올림니다.   

2. 저마다 아까운 시간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국군장병 여러분!

저는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부름받은 제자로 살아가는 사제로서 생명존중과 사랑과 평화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복음정신이며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는 고백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이웃의 목숨을 네 목숨처럼 사랑하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 사랑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3. 예수님보다 500여 년 전에 중국 송나라의 묵자께서는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 다른 집안 사랑하기를 네 집안처럼 사랑하라. 이웃 나라를 사랑하기를 네 나라 사랑하듯 하라! 겸상애 교상리! 사랑은 나와 이웃이 차별 없어야 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야 사랑이다! 겸상애 교상리!”를 강조하시면서 전쟁을 하지 말라.“ 비공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런데도 강대국의 공격을 받을 때는 방어해야 하는 기술도 가르쳤고 약소국에 제자들을 파견해서 방어전쟁에 헌신토록 하였습니다.   

4. 모든 종교는 자유와 평화의 삶을 구원의 방법론으로 가르칩니다. 사랑과 비폭력 평화를 강조합니다. 그런 종교의 본래적 가르침에 따른다면 종교인이 전쟁이나 군대에 나가는 것은 경전의 가르침에 어긋나겠지요.

그런데 강도가 들어와 가족을 겁탈하고 생명을 위협하는데 보고만 있을 수 있는가? 강도를 쫒아내는 것이 인간의 도리입니다. 그래서 윤리신학에서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를 정당하다고 가르치고 있지요.   

5. 반면에 전쟁은 전쟁을 낳고 죽음을 낳기 때문에 진실로 생명을 사랑한다면 비록 내가 희생되더라도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 자체를 거부해야 된다고 강조하는 종교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병역의무와 집총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교 같은 교단의 가르침도 있습니다. 그들은 평화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어떤 희생도 감수하고서라도 교리에 대한 신념을 신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도 윤리신학 못지 않게 소중한 믿음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쟁을 폭력으로 보면서도 평화의 방법론으로 이해하는 논쟁은 결론을 내기가 난해하고 세상의 죄악이 사라질 때까지 해결될 수 없을 듯 보입니다. 저는 학식이 짧기 때문에 결론을 지어드릴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만,

그렇더라도 가까운 우리들의 조부 부모 세대에서 일제침략과 한국전쟁의 경험을 가졌고 남북분단의 상처를 아직도 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군대를 당연히 여기고 저도 청년시절 사병으로 복무했고 여러분도 군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6. 사랑하는 국군 장병 여러분!

예수님의 복음정신을 가장 분명하게 저에게 가르쳐 주신 스승은 러시아의 톨스토이입니다. 니콜라비치 레프 톨스토이께서는 돈과 전쟁은 그 자체로 죄성을 가지고 있다!” 가르치셨습니다. 돈은 너무나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 자체로 인간의 삶과 사랑을 파괴하고 탐욕의 죄로 이끄는 성질을 가졌고, 전쟁이란 목숨을 구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불가피한 것이라지만 역시 인간성을 파괴하고 누구도 승리가 주어지지 않고 무덤만 만들 뿐이라며 가장 어리섞은 일이라 하셨습니다.   

저의 믿음이 어떻던 간에 저는 현실에 살고 있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남북통일이 된다해도 군대는 영속될 것이기 때문에 제가 군대를 없애는 기술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 군대라면 복무하는 기간을 은총의 계절이 되도록 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을 뿐입니다. 지긋지긋한 군대생활이 진짜 은총의 시기가 될 수 있을까요?   

7. 사랑하는 장병여러분!

저는 올해 일흔 한 살된 노인으로 할베 세대이니 꼰대의 궤변이라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군대란 특별한 의미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보릿고개를 직접 살아왔던 우리 세대는 삶과 생의 욕구가 활화산처럼 솟아나던 청장년기를 살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 손으로 하는 삶이 기본이었습니다.

당대의 빈곤한 삶의 현실은 빨랫줄에 넣어놓은 바지와 내복을 도둑맞고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리는 생존경쟁의 시대를 헤치고 버티고 살아온 세대랍니다.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친구들이 한 반에 너댓 명은 항상 있었고 그래도 늘 나눠 먹었지요, 낮에는 회사의 급사로 일하고, 밤에는 야간부를 다닌 학생들도 많았고요,   

8. 법보다 주먹이 가깝고 박정희 유신독재의 사찰은 막걸리 한잔 마시면서 한 세상 불평 한 마디로 끌려가 문초를 당하던 시대였어요. 그래도 세상을 바꿔보자는 지식인 교구와 언론인들의 양심이 살아있었고 대학생들이 데모를 하는 주장이 모두 정의로 믿어도 틀리지 않던 시대였고 부두가에서 오징어 배를 따던 할머니까지도 지명수배 된 운동권 학생들을 숨겨줄 줄 알았던, 가난하지만 양심이 살아있고 청년들을 미래의 희망으로 사랑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면 지금의 청년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거냐? 그렇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이건 미래의 암담함을 느끼는 것 뿐입니다.

아직도 금수저 흙수저는 여전하다 하더라도 산업화의 성공신화를 이룬 우리 시대 청년들은 넘쳐나는 소비문화 속에서 부족함 모르고 살아가는 인구가 훨씬 더 많고 지성의 전당인 대학은 역사의식도 현실인식도 안되는 소위 일베들이 판을 치고, 언론의 자유는 철부지 기레기들로 넘쳐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학교와 학원, 공부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부모들의 생각입니다.   

9. 찹초처럼 살아온 흙수저의 삶에는 어떤 환경에도 살아남아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돈과 빽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청년들이 많으니 그들에게는 무엇이 희망이고 무엇이 삶의 의미일까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금수저가 아닐지라도 혹시 집안 청소 한번 해본 적 없고 사진 액자 하나도 걸 수 없는 무능력한 모습으로 살지는 않았는가요? 그렇게 살아온 시간은 정상인가요?

60여 년 전만 해도 모두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가정을 책임지고 살아갔던 나이인데 아직도 스스로 어린애라고 여기지는 않는가요?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종로2가 화신백화점 앞, 평양 신의주 등을 돌며 만민공동회의 연사로 활약했을 때의 나이가 17세 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린이가 아니라 이 나라의 운명에 대해 걱정하고 미래의 한국을 설계해야 할 의무가 있는 청년세대 입니다.   

10. 사랑하는 장병 여러분!

오늘은 군인주일이고 여러분은 모두 청년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군인주일을 청년주일로 부르고 싶습니다. 질주하는 자본주의, 문제 많은 우리 시대의 과제가 여러분의 어깨에 있습니다. 청년들이 각성되고 청년 대학생들에게 역사의식과 민족혼이 살아 있어야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간성이 아름답고 성실성이 강해야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누가 대한민국 청년을 대표합니까? 유학가서 마약이나 하고 외제 승용차로 밤거리를 질주하다 사고를 내고, 그래도 관대한 처분으로 멀쩡하게 활보하는 금수저들이 대표합니까?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가장 건강한 청년들은 바로 국군 장병 여러분입니다.   

11. 미래의 조국과 민족의 간성이 될 청년 여러분! 대한민국에 태어났기 때문에 재수없이 군대생활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까? 나이 값이 안 되는 허약한 나를 강하게 만드는 수행센터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까?

남북 갈등이나 군사적 긴장은 여러분의 책임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현실로부터 출발합니다. 촛불혁명의 주체로 참여해 민주주의를 이끌어 냈고,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는 뜨거운 마음으로 'NO 재펜 운동'을 성공시킨 주력군이 바로 여러분 아니었습니까?

여러분이 각성되고 바로서면 정치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서고 사회가 아름다워 집니다. 그런 경험으로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정신을 더욱 강하게 업그레이드 시키는 단련의 시기가 군대라는 믿음을 가질 수는 없습니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겁게 할 수는 없습니까? 여러분은 머지않아 사회로 복귀합니다. 두려워 말고, 하루하루를 세월에 맞기지 말고 몸을 단련하고 틈을 내어 책을 읽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고민하는 생활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12. 여러분 같은 젊은이이면서 묘한 재주로 군대를 피해간 금수저 친구들을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자기 생각대로 된다고 믿는 그들에게는 야성도 창조성도 연민도 인간성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부모덕에 기업을 인수받고 갑질이나 하는 그런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원합니까?

대기업에서 인사 책임을 맡고 있는 분의 말에 의하면, 이제는 기업의 생산성이 전문 브레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팀워크에서 나오기 때문에 관계성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모두가 많이 배우고 누구나 필요한 스팩을 가졌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보다는 인성이 좋고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을 선발한다고 합니다. 내무반 단체생활에서 협동과 우정의 기술을 배십시오. 서로 공감하고 배려하는 협동으로 사는 지혜와 믿음이 생기면 그것이 공동체 영성이 됩니다. 영성으로 사는 사람이 되십시오  

13.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고 기질과 성정과 품행이 어떻게 다르고 그럼에도 서로 공존할 수 있는지, 그것을 공부하는 학교로서 군대만한 것이 없습니다. 서로 전우로 생각하기 전에 형, 동생으로서 좋은 벗을 만들고 깊은 우정을 교감하는 관계를 만드십시오. 부모님을 용돈이나 대주는 신용카드 물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믿음을 드리는 자녀로 성숙해 지십시오.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군대 이야기를 환갑이 될 때 까지 우려먹고 살아요. 지나고 보면 그 어려웠던 시절이 인생의 특별한 체험의 시간이었음이 입증됩니다.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불행한 것이 아니라 가정교육으로는 부족한 숙성된 인간을 만들고 효자를 만들고 건강한 일꾼을 양성시키는 행운의 학교가 군대가 될 수 있습니다.

군대생활이 나를 어른으로 만들고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내 인생을 성숙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주의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원체험이 가능한 축복의 시기가 될 수 있다는 그런 믿음을 가집시다.   

14. 여러분의 병영생활에 주님의 축복과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또 특별히 사병들을 돌보는 상급자들에게 관용과 사랑이 충만하시고 자식을 군에 보내놓고 기도하고 계시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주님께 봉헌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오늘 군인주일 청년주일을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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